3.1운동, 숨겨진 여성 독립운동가 많았다

국가기록원, 여성독립운동자료집(3․1운동편) 최초 발간

박찬우 기자 | 기사입력 2016/02/28 [20:46]

3.1운동, 숨겨진 여성 독립운동가 많았다

국가기록원, 여성독립운동자료집(3․1운동편) 최초 발간

박찬우 기자 | 입력 : 2016/02/28 [20:46]
▲알려지지 않은 3.1운동 참여 여성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 뉴민주신문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모진 고문과 폭력을 참아내며 독립운동을 했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3‧1운동 참여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약내용을 담고 있는『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3.1운동편)』이 발간되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3‧1운동 97주년을 맞이하여 일제강점기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판결문」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의「수형기록카드」를 정리하여「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3․1운동편)」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그간 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는 각 분야별로 많이 이루어졌지만, 여성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는 빈약했는데, 이는 여성독립운동의 행적을 밝힐 수 있는 기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 2015년 11월 말 기준 독립유공포상자 14,264명 가운데 여성은 270명인 1.9%이고, 3․1운동 포상자 4,832명 중 여성은 87명인 1.8%에 불과

이에, 국가기록원은 여성 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일반국민에게 여성 독립운동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관련 자료를 적극 발굴해 자료총서를 발간하였다.

이번에 발간되는 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는 제1부 3‧1여성독립운동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의의, 제2부 판결문과 수형기록카드에 대한 해제, 제3부 판결문, 수형기록카드 원본과 번역본을 수록하였다.

「판결문」에 포함된 총34건 54명의 3․1운동 참여 여성독립운동가 중에는 당시로선 고령인 57세의 곽진근(郭鎭根), 13세의 한이순(韓二順) 등이 있어 항일독립운동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을 직업별로 분석해 보면, 학생 26명, 교사 9명, 간호사 5명, 개신교 전도사(여성) 3명, 교회 총무 1명, 기생 2명, 이발업 1명, 재봉업 1명, 무직 3명 등으로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명, 40대가 1명, 30대가 6명, 20대가 18명, 10대가 가장 많은 27명이었다.
 
10대중 19세와 17세가 각각 9명이고, 1906년생인 13세도 1명 포함되었다. 

거주지별로 보면, 서울, 경기, 강원, 황해, 평남, 충남, 전남, 전북, 경남, 경북 등으로 여성들의 3․1운동도 전국적이었음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에 다양한 지역과 계층 여성들의 참여가 있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경남 통영군의 이소선(李小先)․정막래(丁莫來)는 1919년 4월 2일 통영군 통영읍에서 기생들과 함께 기생단(妓生團)을 조직하여 통영면 시장에서 만세운동을 선동한 죄로 1919년 4월 18일 징역 6월을 언도받았다.

3․1운동에 기생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사진 등을 통해 일부 알려져 있지만, 판결문으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카드에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참여자가 많아 주목된다. 이제까지 수형기록카드는 일부 연구에서 활용되긴 하였지만 이를 자료집의 형태로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여성독립운동가의 수형기록카드는 총 180명이고, 이중 3․1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독립운동가는 총 33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수형기록카드는 당시 독립운동가의 기본 사항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대표적 여성독립운동가 중 한 명인 유관순(柳寬順) 열사의 경우, 수감당시 사진과 인적사항 등이 명시되어 있다.

유관순 열사는 수감당시 18세이고(1902년생) 신장은 5척(151.5cm), 신분은 평민, 직업은 정동여자고등보통학교(이화학당) 학생, 죄명은 보안법위반 및 소요, 형기는 징역 3년, 그리고 1919년 7월 4일 경성복심법원에서 형을 언도 받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 수형기록카드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수희․김경화 등 배화여고 학생 24명이 3․1운동 1주년을 기념하여 1920년 3월 1일 투쟁을 벌이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사실도 밝혀졌다.

본 자료집과 관련하여, 박용옥(3․1여성동지회 명예회장, 前 성신여대 교수)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수많은 폭행과 모욕을 당하였고 열악한 수감생활을 견뎌야 했음에도 관련 자료가 없어 독립유공포상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본 자료집은 여성항일독립운동을 주제로 하는 첫 자료총서 간행이라는 점에서 여성사학계는 물론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이 제대로 밝혀지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한편,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올해 여성독립운동 자료총서 발간을 계기로 국가기록원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에 맞춰 국내외 여성 독립운동사 등에 대한 자료총서를 매년 단계적으로 발간하여 여성 독립운동사 연구가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3.1운동편)』는 2월 29일부터 ‘국가기록원 홈페이지(
www.archives.go.kr) - 뉴스/정보공개 – 발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3․1운동 참여 여성독립운동가 명단


  도

 부․군

           이름

 출생연도

         본적

               직업

서울

서울

최정숙(崔貞淑)

1902

전남 제주도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김종진(金鍾振)

1903

평북 강계군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김독실(金篤實)

1897

평남 용강군

이화여학교 교사

노예달(盧禮達)

1900

충남 공주군

이화여학교 학생

신특실(申特實)

1900

평안남도 평양부

이화여학교 학생

유점선(劉點善)

1902

경기도 강화군

이화여학교 학생

이아수(李娥洙)

1898

평북 강계군

정신여학교 학생

탁명숙(卓明淑)

1900

함남 함흥군

구세병원 간호사

김효순(金孝順)

1902

황해도 재령군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노순경(盧順敬)

1902

황해도 송화군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이도신(李道信)

1902

평북 강계군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박자선(朴慈善)

1880

경성부 와룡동

무직

경기

강화

조인애(曺仁愛)

1883

경기도 강화군

재봉업, 개신교 신자

개성

권애라(權愛羅)

1897

경기도 개성군

개신교 유치원 교사

신관빈(申寬彬)

1885

황해도 봉산군

개신교 전도부인

어윤희(魚允姬)

1877

황해도 금천군

개신교 전도부인

심영식(沈永植)

1896

경기도 장단군

개신교 신자

김포

이살눔(李살눔)

1886

경기도 김포군

성서학원 학생

파주

임명애(林明愛)

1886

경기도 파주군

개신교 신자

강원

철원

곽진근(郭鎭根)

1862

강원도 철원군

개신교 전도부인

충남

공주

김현경(金賢敬)

1897

충남 공주군

영명여학교 교사

천안

민옥금(閔玉錦)

1905

충남 천안군

광명여학교 학생

한이순(韓二順)

1906

충남 천안군

광명여학교 학생

황금순(黃金順)

1902

충남 천안군

광명여학교 학생

유관순(柳寬順)

1902

충남 천안군

이화여학교 학생

전남

광주

김덕순(金德順)

1901

전남 광주군

수피아여학교 학생

박우말례(朴又末禮)

1902

전남 순천군

수피아여학교 학생

윤형숙(尹亨淑)

1900

전남 광주군

수피아여학교 학생

임진실(林眞實)

1899

전남 제주도

수피아여학교 학생

조옥희(曺玉姬)

1901

전남 곡성군

수피아여학교 학생

최수향(崔秀香)

1903

전남 광주군

수피아여학교 학생

하영자(河永子)

1903

전남 장성군

수피아여학교 학생

박애순(朴愛順)

1896

전남 목포부

수피아여학교 교사

진신애(陳信愛)

1900

전남 광양군

수피아여학교 교사

김안순(金安淳)

1900

전남 나주군

간호사

전북

전주

김공순(金恭順)

1901

전북 정읍군

기전여학교 학생

김나현(金羅賢)

1902

전북 정읍군

기전여학교 학생

김신희(金信熙)

1899

전북 김제군

기전여학교 학생

김인애(金仁愛)

1898

충남 서천군

기전여학교 학생

최요한나(崔堯漢羅)

1900

전북 전주군

기전여학교 학생

함연춘(咸鍊春)

1901

전북 전주군

기전여학교 학생

박순애(朴順愛)

1900

경기도 고양군

정신여학교 학생

경남

통영

이소선(李小先)

1900

경남 통영군

기생

정막래(丁莫來)

1899

경남 통영군

기생

경북

대구

임봉선(林鳳善)

1897

경북 칠곡군

신명여학교 교사

영덕

신분금(申分今)

1886

경북 영덕군

북장로교 신자

윤악이(尹岳伊)

1897

경북 영덕군

북장로교 신자

황해

금천

나은주(羅恩周)

1890

황해도 금천군

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신천

구순화(具順和)

1896

황해도 신천군

교사

왕경애(王敬愛)

1863

황해도 신천군

무직

옹진

조충성(曺忠誠)

1896

황해도 옹진군

이발업(理髮業)

평남

평양

이효덕(李孝德)

1895

평남 용강군

양무학교 교사

박현숙(朴賢淑)

1896

평남 평양부

남산현교회 유사(有司)

채애요라(蔡愛堯羅)

1897

경성부 마포

사립학교 교사


곽진근 판결문(번역본․원본 일부) : 57세

<번역본 자료>

위 소요 피고사건에 대하여 대정 8년 9월 25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언도한 판결 중 이학수(李學洙)는 유죄 부분에 대하여, 곽진근(郭鎭根)은 전부에 대하여 각 공소신청을 하였기에 당 법원은 조선총독부 검사 수야중공(水野重功)이 간여하여 심리판결함이 다음과 같다.

주 문
원 판결 중 피고 이학수(李學洙)에 관한 유죄 부분 및 피고 곽진근(郭鎭根)에 관한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곽진근의 제1의 죄에 대하여 과료(科料) 10원에, 제2의 죄에 대해서 징역 4월에 처한다.

단, 위 과료(科料)를 완납하지 못하면 5일간 노역장에 유치하고, 위 징역형에 대해서는 미결 구류일수 중 90일을 산입한다.

피고 이학수는 무죄.

압수물건은 차출인에게 돌려준다.

공소 소송비용 중 돈 2원 80전(당 심리 증인 박의병(朴義秉)에게 요구한 분)은 피고 곽진근이 부담한다.

이 유
제1. 피고 곽진근(郭鎭根)은 대정 8310다수의 군중과 함께 강원도(江原道) 철원군(鐵原郡) 철원 헌병분대 앞 및 철원군청 앞의 모든 일반사람이 통행하는 도로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시끄럽게 하고, 이어서 범의계속으로 다음 날 11일 철원군 철원역 앞의 도로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시끄럽게 하였다.

제2. 동년 3월 10일 밤 약 3~4백 명의 마을 주민들은 모여 동 읍내 월하리(月下里) 박의병(朴義秉) 에 몰려 가 그 집 안으로 침입하여, 백작 이완용(李完用)을 숨겨두고 있는 것에 대하여 동인을 내놓지 않으면 살해할 것이라 협박하며 집안 각 곳을 수색하고, 이어서 박의병을 그 집 대문 부근으로 끌고 나오는 등의 폭행을 하였다. 그 때 피고 곽진근은 위 군중에 솔선하여 그 집 안에 침입하여 대문 부근에서 박의병에게 “이완용 및 그의 부인은 너의 집에 머물고 있음이 틀림없으므로 동인들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여 군중의 기세를 북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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