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가 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나?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통령 후보 선출한 제 정당들...새 각오 필요

임두만 | 기사입력 2007/11/24 [03:12]

여론조사가 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나?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통령 후보 선출한 제 정당들...새 각오 필요

임두만 | 입력 : 2007/11/24 [03:12]

23일 발표된 조인스 풍향계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이 40%정도, 그리고 같은 날 YTN 여론조사에서도 42%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 같은 여론조사 수치는 이제 국민들에게 그렇게 임팩트가 없다. 즉 아무도 이 조사결과를 신뢰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여론조사 수치가 높아도 실제 투표에서 여론조사 수치와 다른 결과가 지난 한나라당 경선과 신당, 민주당 경선에서 표로 증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여론지지도에서 경선 직전까지 10%이상 밀리던 박근혜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432표를 이겨 버렸고 민주당 경선에서는 여론조사상 압도적 우세를 보이던 조순형 후보가 실제투표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밀려 중도사퇴하고 말았다.

 

그리고 신당 경선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정동영 후보에게 1위자리를 빼앗기기 않았던 손학규 후보가 순회경선 1차투표부터 실제 득표에서 뒤지더니 실제득표의 여세를 몬 정 후보가 여론조사 수치에서 손 후보에게 앞서버렸다. 그러나 이는 또 여론조사에서 앞선 정 후보가 세차례 실시된 모바일 투표에서는 손 후보에게 단 한 번도 1위자리를 빼앗지 못했다.

 

이는 결국 모든 정당의 후보경선이 여론조사 수치와 실제투표는 다른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서 현재 국내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 수치에 대한 불신감만 키우고 말았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여론조사결과가 실제투표와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는 현재 발표된 거의 모든 여론조사의 공통된 핸디켑인 응답율 저조라고 풀이할 수 있다.

 

현재 각 여론조사 기관들은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측으로부터 '표본 1인당 얼마'라는 조사용역 계약을 맺는다. 따라서 조사용역을 의뢰한 측과 표본 1,000명 여론조사 계약을 맺으면 계약 당시 조사일시를 서로 조정한다. 하지만 1인 1전화 시대인 현재 우리나라 가정의 유선전화는 대부분의 수신자가 그집 안주인이거나 또는 어린애, 그리고 노인들이다. 즉 여론조사 기관이 추출한 연령별, 성별, 학력별, 직업(화이트, 블루 분류)별 분포 표본을 통계청 인구비례에 맞출 수 없는 원천적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런데 또 여기에 여론조사 기관들의 조사요원도 시간제 아르바이트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들의 근무 시간을 24시간으로 쪼개서 고용, 업무를 진행시킬 수 없는 기술적 한계도 있다. 다시 말해 오전의 유선전화 수신자가 대부분 전업주부이거나 미취학 유아들이라면 오후의 유선전화 수신자는 학교에서 돌아 온 아이들이거나 전업주부가 외출한 뒤 집을 지키는 노인들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표본에 맞추기 위하여 3~40대에서 50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퇴근한 후의 시간인 오후 10시 이후까지도 조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텔레마케팅 조사요원을 고용한 조사기관들은 야간 인건비가 비싼 때문에 조사 의뢰비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조사시간을 한정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표본 비율을 맞추려는 조사기관들의 표본 패널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즉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응답에 응한 전화번호, 이 중 또 성별, 학력별, 연령별, 직업별 구분이 비교적 잘 되는 전화번호 군을 따로 두고 있다고 볼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 예측이 가능한 것은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사람이 다시 또 받는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결국 현재 정국 추이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여론의 변화가 미세한 이유를 이렇게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금 발표되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 기관들의 응답률은 작은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 13%~17% 정도다. 다시 말하면 표본으로 추출된 8,000명에게 전화를 걸어야 1,000명이 응답하는 수치가 13%대 이므로 결국 이 1,000명의 42%는 420명이며 이를 42%의 지지도라고 발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면  8,000명 중 420명이므로 이는 약 5%대의 지지율이라고 볼 수도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그것은 현재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후보 누구도 국민들에게 썩 합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다 똑같으므로  누가 되어도 그만이라는 층과 정치 자체를 혐오하는 층이 그만큼 팽배한 현실에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전화 자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기류가 지금 넘쳐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은 조사 수치를 가지고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여론조사 응답자 중 그나마 이명박 후보가 가장 높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지난 5년의 노무현 정권 실망세력 중 특별히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에 충성도가 높은 영남지방 지지율이 높은 이명박 후보가 이 혜택을 가장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또 반면 김대중의 후계자이므로 노무현을 선택했던 호남 유권자들은 노무현에게 실망했으나 그 대안으로 나온 후보자 중 누구도 합당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므로 각자의 이익에 따라 지지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결국 현재 강고한 여론지지도 1위를 지키고 있다고 거의 매일 각종 언론을 통해서 발표되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지금 발표되는 수치에 현격한 실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외 다른 후보가 또 여론조사와 현격하게 다른 득표율을 보일 수 있을지도 또 의문이다.

 

이제 선거는 불과 27일이 남았다. 그리고 이틀 후면 후보등록이 시작된다. 그리고 26일 후보등록이 끝나면 출마한 후보들은 남은 시간동안 맹렬한 선거운동에 돌입할 것이다. 그리고 이 상태로 불확실한 선거판이 계속된다면 이번 대선에서의 투표율은 50%를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모든 근원은 여야 모두 국민들의 신망을 받는 후보를 뽑지 못한 까닭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여야 모두 새로운 각오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후보들을 물리치고 국민의 신망을 받는 후보로 교체하는 것이 더 역사에 죄를 짓지 않는 길일 수 있다. 정당 지도부와 당원, 그리고 후보들 스스로는 지금 준열히 자기를 돌아보기 바란다. <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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