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좌파정당인가, 우파정당인가?

자칭 우파는 말한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좌파"라고

정도원 | 기사입력 2006/09/01 [00:25]

민주당은 좌파정당인가, 우파정당인가?

자칭 우파는 말한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좌파"라고

정도원 | 입력 : 2006/09/01 [00:25]
 
 
 
노무현 시대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치적으로 분노와 슬픔 속에 산다. 이것은 또 다른 한(恨)이다. 또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치적으로 이중구조 속에서 산다.
 
민주당의 정치성향이 야당인지 여당인지 구분하기가 스스로 어렵다. 노무현 정부가 보수세력으로 부터 좌파정권으로 몰리면서 더욱 더 민주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있다.
이같은 복잡한 구조 속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갇혀버린 이유는 두말 할 것 없이 민주당 후보로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박차고 나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맞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르고 이제는 반대로 모두가 반노 선봉 최일선에 서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보다도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오늘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노의 깃발을 훨씬 더  높이 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 혼란의 현주소다.
 
더욱 더 혼란스러운 것은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소위 보수 세력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친북 좌파정권 대통령'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여기에 오늘날 상당수 민주당 지지자들도 노무현 대통령을 좌파로 규정하는 한나라당 주장에 서슴없이 동조한다.
열린우리당은 정말로 좌파정당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로 친북좌파 대통령일가? 국민들 몰래 북한의 김정일과 국가의 운명을 놓고 장난치는 대통령이란 말인가?
 
노무현 대통령을 좌파로 규정하는 보수단체들은 노무현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싸잡아 한통속 좌파로 분류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에도 혼란이 여지 없이 뒤따른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것을 긍지로 여긴다.
민주당 현역정치인들도 김대중 정신을 민주당이 계승하고 있다고 당당히 자랑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정치철학을 계승하고 있지 않다고 우긴다.
 
열린당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 정당으라고 주장하는 것에 쌍심지를 켜고 열을 낸다. 김대중 정신은 민주당이 고스란히 게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매도하는 보수세력들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한팀으로 본다는 것이다.때문에 논리적으로 민주당도 여지없이 좌파정당이 되고 만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구별하려고 한다. 노무현은 좌파일지라도 김대중은 좌파가 아니라는 것이다. 열린당은 좌파정당일지라도  민주당과 김대중은 좌파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초기 대북특검을 실시해 김대중과 차별화를 추진했던 것 아니냐고 항변하고자 한다.
노무현 정권이 김대중 측근들을 모두 감옥으로 보낸 것을 상기시키며 김대중과 노무현은 한통 속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의 소리는 노무현과 김대중 모두 친북좌파라고 우기는 보수목소리에 가려 크게 들리지도 않는다. 보수세력들은 대북 햇볕정책을 친북좌파정책으로 보고 '햇볕정책 = 김대중 대북정책 = 노무현 대북정책'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질적으로 다른 집단이라고 우긴다. 오히려 노 대통령이 김대중의 햇볕정책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수세력들은 노무현과 김대중을 구별하는데 관심이 전혀 없다.
 
보수세력들이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노무현 대통령과 한묶음으로 친북좌파로 규정하고 있다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똑같이 친북좌파정당이어여 하고 한 식구여야 옳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열린당을 싫어하는 것보다 민주당이 열린당을 싫어하는 정도가 훨씬 더 진하다. 민주당 정서는 현재 한나라 당에 더 가깝다. 그러니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입장에서는 노무현과 김대중을 구별하고 싶지만 보수단체들은 이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스승이고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수단체들에 의해 친북좌파로 매도되는 현실을 못 본체, 모르는 척 하는 것으로 넘기는 것이 고작이다. 이에 대해 항의할 용기도 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좌도 우도 아닌 중도여"하는 것이 전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난 2년 반동안의 각종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패배를 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를 이겨주길 갈망해왔다. 한나라당이 배신자인 열린우리당을 혼내주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선거에서 참패하고 한나라당이 싹쓸이 할 때면 보수세력들과 똑같이 마냥 즐거워한다. 모든 선거에서의 목표가 열린우리당의 참패확인이다.
 
열린우리당을 참패시켜준 한나라당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것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정치구도의 출발은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에서 시작됐다.
 
선거마다 싹쓸이로 열린우리당을 참패시킨 한나라당을 보면서 부러워 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민주당지지자들은 언제까지 이같은 스텐스를 유지할 것인가? 
 
자신들이 정신적 지주로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늘도 보수단체들에 의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친북 좌파 괴수로 몰리는데 그냥 못본체 외면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민주당도 좌파란 말인가?
 
김대중이 분명 좌파가 아니든지, 민주당도 좌파이든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너무 헷갈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와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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