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정일에 훈수 "美 특사 만나야"

CBS라디오 생방송 인터뷰 통해 "북한에서도 방송 들을 것"

정도원 | 기사입력 2009/12/09 [11:00]

박지원, 김정일에 훈수 "美 특사 만나야"

CBS라디오 생방송 인터뷰 통해 "북한에서도 방송 들을 것"

정도원 | 입력 : 2009/12/09 [11:00]
 
▲  박지원 민주당 정책의장    © 뉴민주.com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막후 주역이었던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간접 대화를 시도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미국의 스티븐 보스워스 대북특사의 방북과 관련해 “이 순간 북한에서도 CBS 라디오를 듣는다고 믿는다”며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강력 촉구했다.
 
그는 “저의 목소리로 ‘김정일 위원장이 보스워스 특사를 만나야 된다’고 강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북한에 보내는 (저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로서 김정일 위원장과 사전 면담하며 나름의 신뢰를 쌓았던 경력을 바탕으로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원격 훈수를 둔 셈이다.
 
박 정책위의장은 “그 어떤 경우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보스워스 특사를 면담해야 된다”며 “저는 이것을 촉구하기 위해 방송을 하고 싶어 했다”고 김 위원장의 결심을 거듭 당부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 진행자 : 미국의 특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북한에 가는 건 이게 자그마치 7년만이라고 하던데요. 그래서 뭔가 잘 풀리지 않겠는가,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아니다, 이게 쉽지는 않을 거다, 부정하는 목소리도 있던데 박 의원께서는 어떤 쪽이십니까?

▲ 박지원 : 방금 말씀하신대로 무엇보다도 미국에 특사라는 이름의 보즈워스 특사가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하는 그 자체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즈워스 특사는 제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김대중 대통령 특사 당시 또 6.15 정상회담 당시 주한 미국 대사였습니다. 그때 당시 제가 북한의 인사들을 만나고 오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숨소리 까지도 전부 이야기 해주어라”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고 또 대북 전문가입니다. 이런 분이 비교적 미국 인사 중에서 가장 북한을 이해하고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 특사로 갔기 때문에 반드시 어떠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북한에 가셔서도 물론 출발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외교적 수사와 압박적인 용어를 사용했지만 대화가 잘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예상을! 합니다.
 
△ 진행자 :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럼 어느 정도가 나와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지원 : 저는 최소한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봅니다.
 
△ 진행자 : 안 만난다고 말하고 가지 않았나요? 계획은 없다고?

▲ 박지원 : 그것은 외교적 수사구요. 항상 평양을 방문하는 모든 외국 인사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은 사전에 어떤 약속은 하지 않지만 세계적 이목이 집중 될 때는 꼭 만나 주는 깜짝 이벤트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7년 만에 가는 미국의 비중 있는 특사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순간 북한에서도 어떻게 되었든 CBS 라디오를 듣는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의 목소리로 김정일 위원장이 보즈워스 특사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참조가 될 겁니다.
 
△ 진행자 : 정말로 듣고 위원장과 보즈워스 특사가 만나서 통 큰 결단, 그야말로 굉장한 결실이 나왔으면 좋겠는데요, 주파수가 어떻게 고정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앞서서 지적을 했듯이 미국은 인센티브 같은 게 없다, 다시 말해서 선물 보따리 없다, 6자회담 촉구 하러 가는 것뿐이다. 잘라서 말을 했고요. 우리 정부도 핵 폐기를 실천하기 전에는 어떤 것도 보장해줘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보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당연히 무언가를 바라겠죠. 체제보장이든 그게 뭐 대북제재든 식량지원이든 이 부분에서 좀 충돌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지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좋은 성과가 가는 길이 좀 어렵지 않을까요?

▲ 박지원 : 물론 일거에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최초의 만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 했고요. 미국이 출발하면서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입니다. 즉 북한과 미국은 9.19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가 북한 핵 폐기 약속을 실천하기 전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대북정책입니다.
 
△ 진행자 : 왜 그럴까요?

▲ 박지원 : 지금 현재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 핵 폐기를 위해서 들어가는 것이고 그 과정이 중요한 겁니다. 9.19합의 정신만 보더라도 행동 대 행동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자꾸 先핵폐기 後지원, 이러한 것은 대북정책이 지극히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별로 중시할 필요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렇게 까지 보시는군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것, 이것은 당연한 것이고 효과가 이번에 있어야겠지만 그것에 전제조건으로 너무나 까다롭게 이것저것을 거는 것은 조금 지양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혹시 비공식 선물 보따리 어떤 인센티브를 주머니에 넣고는 갔을까요?

▲ 박지원 :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나 미국도 외교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또 지금까지 9.19합의 정신을 지키라고 요구를 했기 때문에 9.19합의 사항 다섯 가지 내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9.19 합의 사항 첫째는 북한은 핵을 폐기한다. 두 번째는 미국은 북한과 수교한다. 세 번째는 5자는 평화 협정을 논의 한다. 네 번째는 5자는 경제적 지원을 한다. 그리고 다섯 번째 마지막은 모든 것은 행동 대 행동으로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런 것을 9.19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서로 이행을 하면 모든 것이 풀리게 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런 자세로 적극적으로 회담에 양측이 다 임했으면 좋겠는데요.

▲ 박지원 : 네 그렇습니다. 이번 기회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굉장히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 역할을 당부를 했을 겁니다.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도 이제 그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북한 핵문제는 만약 시간을 허용 해주면 북한 핵이 가볍고 적어집니다. 즉 소형 경량화 되었을 때 미사일에 탑재 되면 무서운 무기가 됩니다. 이때는 우리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소량 경량화 되기 전에 모든 것이 해결 돼야 하고 그러한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그러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여러 가지 무리한 요구를 하지만 북한도 이 이상 2012년 강성 대국으로 들어가는 그 관문에서 경제적 압박을 더 이상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금이 절호의 찬스입니다.
 
△ 진행자 : 더 이상 경제적 제재가 가해지면 북한도 어렵다는 이야기죠? 그러니까 북한이든 미국이든 미국으로 대표되는 우리 세계든 이번에는 좀 풀어야 한다,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박지원 : 그렇습니다. 북한 핵문제는 북미 간의 문제입니다. 또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는데요. 노벨평화상은 잘 아시다시피 결과에 대해서 나오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과정에 수상이 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2012년 재선을 생각 할 수밖에 없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2012년까지 꼭 해결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도 사실 절실한 순간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이번에 보즈워스 특사가 가지고 갔을까요?

▲ 박지원 : 저는 친서까지는 가지고 가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면 과거에도 보면 친서 보다는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가지 않았을까, 그렇게 예상을 합니다만 친서를 가지고 갔다면 더 좋은 일이죠.
 
△ 진행자 : 친서는 아니라도 구두 메시지는 있을 것이다.

▲ 박지원 : 네.
 
△ 진행자 :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신종플루 지원을 검토하라, 이런 지시를 하셨습니다. 이런 유화적인 제스처도 이번 회담하고 연결이 되는 걸까요?

▲ 박지원 : 아마 북한으로서는 썩 기분이 나빴을 겁니다. 하필이면 지금까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다가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방문할 때 이걸 맞춰서 이러는 게 아닌가, 하고 회색적으로 볼겁니다만은 어떻게 되었든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환영할 말씀이고 잘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항상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인천에 쌓여 있는 구호품도 전략물자가 아니기 때문에 보내겠다고 하면서 지금 몇 개월째 쌓아 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식량 요구를 사실상 했습니다만 150만 톤의 재고, 썩어 가는 우리 쌀, 농민의 한숨이 저런대도 돈 주고 중국에서 옥수수 1만 톤 사서 보낸다는 것 아닙니까. 쌀 먹는 민족끼리 중국산 강냉이 1만 톤 가지고 생색내려다가 북한이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신종플루 약을 보낸다고 하는 것은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해서 구호품이나 식량도 보내주는 적극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번 회담 성과가 있어야 되겠고 또 요번에 큰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작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씀 이시구요, 계속 잘 이어질까요?

▲ 박지원 : 저는 이어지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서도 만약 큰 성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대화, 또 다음으로 이어지는 가시적 성과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보즈워스 특사를 면담해야 됩니다. 이것을 저는 오늘 촉구하기 위해서 방송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newminj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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