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서 검증 받고 성장한 현장 리더십"

<인터뷰> 전남도지사 출마 예정자 이석형 전 함평군수

뉴민주.com | 기사입력 2010/01/09 [11:13]

"지방서 검증 받고 성장한 현장 리더십"

<인터뷰> 전남도지사 출마 예정자 이석형 전 함평군수

뉴민주.com | 입력 : 2010/01/09 [11:13]
"전남 대형프로젝트 정확한 사업성 진단과 과감한 혁신 필요"
"자생력 가지는 도 운영 통해 할 말은 하는 '당당한 도백'될 터"
 
  - 이 전군수는 지난 12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함평군수직 사퇴와 전남도지사 출마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셨는데요, 어떤 각오와 포부로 임하실 지 말씀해 주십시오.
 
  ▲작년 12월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지사 후보 출마와 군수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군수직은 아직 6개월이 남았지만, 군민들의 “더 큰 곳에서 꿈을 펼치라”는 열망에 부응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결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심을 하기 전, 많은 도민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 분들의 바람은 한결같고, 분명했습니다. 우리 전남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새로운 전남을 만들기 위해 보다 젊고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전남은 온갖 미사여구가 동원된 장밋빛 청사진만 있을 뿐 무엇 하나 매듭을 짓고 실질적인 성과로 귀결된 것이 없습니다. 활력도 없고, 진취적인 분위기도 없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젊음과 열정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는 ‘함평나비축제’와 ‘국향대제전’을 성공으로 이끈 에너지로 전남도정을 힘차고 활력 있게 이끌어 나가고자 합니다. 지금 전라남도에 가득한 변화에 대한 열망이 저의 자양분이라고 생각하고 전남도지사 선거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이 전군수는 ‘함평 나비축제’의 대성공을 포함해서 혁신적인 군정 수행을 통해 전국적으로 ‘스타 군수’ ‘가장 일 잘하는 단체장’ 등으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습니까?   
 
  ▲저는 12년간 함평군수로 일하면서 ‘나비축제’를 통해, 함평을 전국 최고의 지역 브랜드로 만든 ‘성공경험’이 있습니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작은 군 함평이 이제는 매년 전국에서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품 지역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여기서 얻어지는 경제유발 효과만도 수천억원에 이릅니다.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재작년부터 국향대전을 유치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나가고 있습니다. 늘 저는 ‘블루오션과 창조행정’을 생각합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실행하고, 남 보다 한 발 없어 고지를 선점해야만 치열한 경쟁속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일 잘하는 최고 단체장’으로 저를 2년 연속 선정했는데, 선정 사유로 ‘척박한 환경을 뛰어넘기 위한 아이디어와 고객눈높이에 맞는 역발상과 창의성, 오픈마인드와 추진력’을 저의 강점으로 꼽았더군요. 객관적인 평가인 만큼 선정 사유로 저의 노력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 이 전군수의 리더십은 ‘창의력’과 ‘추진력’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반대도 있었을텐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시죠. 
 
  ▲나비축제를 하겠다고 나섰더니 군민 절대다수가 반대했습니다. 지천에 날린 나비가 무엇을 할수 있겠느냐며 축제 계획을 중단하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저에게 큰 소리 한번 내지 않으셨던 아버님도 “쓸데 없는 일”이라며 꾸중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나비가 자연친화적이고, 남여노소 모두가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나비를 축제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숱한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나비전문가들을 찾아가 삼고초려끝에 함평군으로 모시고 2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나비를 키웠습니다. 99년 처음으로 나비축제가 열리는 날, 개막식을 앞두고 함평으로 들어오는 주요 길목이 모두 막혔습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를 보고 저를 비롯한 함평 공무원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금도 전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2000년 8월말 발생한 돌발상황도 소중한 기억중의 하나입니다. 당시 폭풍우를 동반한 태풍 ‘프라피룬’이 강타하면서 함평군 관내 월천방조제가 엄청나게 몰아치는 해일로 1km 구간이 유실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방조제 안쪽에는 농민들이 따가운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애써 경작한 벼들이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제발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라면서 가슴을 졸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저녁 6시 40분쯤 토목계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방조제가 유실되면서 붕괴직전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하고 즉시 비상을 발령했습니다. 퇴근한 직원과 휴가 중인 직원을 모두 현장에 복귀토록 했습니다.
  강한 비바람 속에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과 주민, 군인, 경찰 등 800여명은 횃불을 밝히고 응급복구에 비지땀을 흘렸습니다. 마대 2만장과 말목 1천개, 그리고 보온덮개 1만5000㎡가 소요됐습니다. 모자라는 것은 광주전남 전 지자체에 전화를 걸어 급히 충당했습니다. 복구 작업은 새벽 세 시까지 이어졌습니다. 마침내 밀물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방조제는 끄덕없었습니다. 붕괴를 막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그 때 방조제가 붕괴됐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애써 가꾼 농작물은 순식간에 휩쓸려갔을 것이고, 귀중한 인명도 잃었을지 모릅니다. 지금 생각해도 눈앞이 아찔합니다.
 
  - 이 전군수는 호남에서 유일한 3선 군수로서 10년 넘게 지방행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방자치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정통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방이 발전하기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지방자치 관련 법이나 규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지방재정이 너무 열악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09년 10월에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30조1741억원의 지방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겨우 뿌리를 내리던 지방자치가 다시 가뭄을 만난 격이지요. 물론 정부에선 지방소비세를 도입해 보완하겠다지만 민간 소비지출 비중이 작은 농촌지역, 특히 전라남도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5년간 2조6010억 원에 이르는 지방세수 감소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생겼습니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 정착의 가장 큰 걸림돌인 지방 재정자립의 해결을 위해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등 과감한 재원분배를 위한 총체적 제도개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방행정에 대한 제약을 해소하고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핵심적인 업무들을 지방정부로 이양해 중앙이 지방의 후견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협조자, 조언자로서의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전군수는 50대 초반의 연부역강(年富力强)한 때에 광역단체장을 목표로 새 정치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자신만의 강점이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방자치의 리더도 따지고 보면 선거를 통해 선택을 받는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은 무리를 이끌고 어둠을 건너는 사람입니다. 현실정치의 세계는 수많은 의견과 정보, 이해관계 속에서 분열돼 있습니다. 그 속에서 무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판독해 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희망찬 미래를 열어나가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입니다.
  정치인은 따라서 늘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현실정치의 수많은 요구와 압력 속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이 가야할 길을 정확하게 판단해내야 합니다. 때로는 집단의 어려운 처지로 인해 타협을 선택해야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백년대계를 위해 고통스럽게 원칙을 끌어안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원칙을 중시하지만 현실을 보는 시각은 유연합니다. 무엇에 갇혀 있기 보다는 ‘해보자’는 생각이 강합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블루오션도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해야 밥이 되고 국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요, 발상입니다. 생각만 ‘조금’ 바꾸면, 발상을 뒤집으면 내 안의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스테레오타입으로 굳어진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의미를 부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늘 준비하고 연습하면서, 실천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는 태도와 습관이 저의 강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은 대중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주요한 역할인 만큼 저의 풍부한 행정경험은 정치 현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전남도지사 후보군은 박준영 현 도지사, 주승용 국회의원과 이 전군수로 압축돼가는 형국입니다만, 혹시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간의 합종연횡(合縱連衡)와 같은 극적인 변화의 가능성도 예상됩니다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당선을 위해 명분 없이 힘을 합치거나, 정치공학에 근거한 수준 낮은 그런 정치 안합니다. 이 지면을 통해 ‘후보 단일화’와 같은 정치적 이벤트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주승용 의원 같은 경우 인간적으로 가깝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이지만, 정치적 뜻과 스타일은 확연히 다릅니다. 저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공적인 선거를 마무리 할 것입니다.  
 
  - 전남은 ‘녹색의 땅, 생명의 고장’이라는 브랜드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이 전군수가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다고 봅니다. 전남 발전을 위한 이 전군수의 청사진은 무엇이며, 현 전남도의 정책 중에서 시정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제는 지방 현장을 잘 이해하는 도지사가 나올 시점입니다. 더 이상 도지사 선거가 중앙 정치인들만의 각축의 장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방에서 성장하고 실력을 검증받은 ‘현장형 리더십’이어야만 도민의 소리를 정확히 반영하고 이를 제대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중앙정치에서나 어울리는 구호나, 허울뿐인 치적 쌓기에 급급한 도정 운영으로는 도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개선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저 중앙에서 내려주는 예산만 가지고 생색내기용 사업을 하는 것도 이제는 개선되어야 합니다. 저는 결코 중앙의 눈치만 보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생력을 가지는 도 운영을 통해 할 말은 하는 ‘당당한 도백’이 될 것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형프로젝트사업은 정확한 사업성 진단과 함께 과감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일을 벌여놓기만 하지 말고,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지금 우리 도가 추진하는 여러 지역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F1 사업은 소수 기득권층에게만 개발이익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여수 엑스포도 당초의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염려가 큽니다. 전남개발공사의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지급한 이자만 270억원이 넘습니다. 결국 이로 인한 부담은 우리 도민들이 지게 되는 것입니다.
  전남은 대표적인 농도이지만, 농촌과 농민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말이나 구호로만 ‘농민을 위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만한 사업의 나열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나의 사업이라도 제대로 성공시켜 놓는 것입니다.
 
  - 이 전군수와 고 김대중. 노무현 전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두 분 전직 대통령님과의 만남에 대해 들려주십시오.
 
  ▲한국의 지방자치는 두 정치적 거목의 필사적인 노력과 애정으로 성장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단식까지 불사하며 30년 만에 다시 지방자치를 도입한 ‘선구자’였다면, 노 전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해 지방자치의 텃밭을 일구고 다진 ‘수호자’였습니다.
  함평엑스포공원에 가면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서 계십니다. 두 분의 대통령이 직접 식수한 나무 두 그루가 모진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꼿꼿한 기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살아생전 그토록 염원하셨건 지방자치의 정착을 보시기 위해 함평 땅에 뿌리를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4년 나비축제를 언급하시며 과분한 칭찬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참 대단하다. 함평은 지금 날아다니는 나비를 가지고 돈을 벌고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지방자치는 관리형이 아니라 이렇게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사고를 갖고 있어야 성공한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퇴임 이후 두 차례나 함평을 찾아주셨습니다. 특히 봉하마을과 함평  연천마을간의 교류협약을 위해 봉하마을 주민들과 함께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방명록에 ‘아름다운 창조의 현장’이라 적고선 ‘함평이 봉하마을의 모델’이라고 말씀하신 게 엊그제 같습니다. 그런 두 분을 떠나보내니 든든한 버팀목을 잃은 허전함이 밀려옵니다. 
  우리 함평엑스포공원내에 ‘인동초 공원’이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를 한 팽나무주변에 인동초와 국화를 심어 공원을 조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봉하마을의 ‘오리쌀’과 연천마을의 ‘나비쌀’이 교류하며 하나씩 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군수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한 단체장’으로 3선 임기를 마친 셈인데요, 함평군민과 전남도민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방자치의 후퇴는 나라의 미래를 허물어뜨리는 것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까지 치명적으로 훼손할 것입니다. 20세기가 애덤 스미스가 말한 국부론(國富論)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향부론(鄕富論)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미국, 일본, 독일이 부강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 지방마다 특화된 산업과 문화를 키워 세계적인 경쟁력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세계경제는 지금 국가와 국가 간의 교류가 아니라, 도시와 도시 간의 교류를 바탕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지방은 더 이상 국부(國富)의 변두리가 아닙니다. 지방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지방이 국부의 전진기지로 확고히 서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중요성이 막중합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들께서 합리적이고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더 큰 꿈을 위하여 함평군수직을 사직하고 저의 결연한 의지를 도민과 민주당원들께 전달한 바 있습니다.
 
제가 가는 이 길 위에서 도민과 민주당원들의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이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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