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영혼 南道…대웅비 힘찬 나래”

<인터뷰> 전남도지사 출사표 던진 주승용의원

소정현기자 | 기사입력 2010/02/25 [01:30]

“한민족 영혼 南道…대웅비 힘찬 나래”

<인터뷰> 전남도지사 출사표 던진 주승용의원

소정현기자 | 입력 : 2010/02/25 [01:30]

전남도지사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주승용 의원! 흔쾌하게 인터뷰 승낙에 응했지만, 인터뷰 일정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본업인 의정에 절대 소홀 할 수 없다는 주의원의 소신에 기자가 연신 채근하기 어려웠으리라.

진정 주의원이 전남 도정에 출사표를 던질 역량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 기자는 호기심이 잔뜩 발동한다. 주의원의 첫 인상은 소탈 담백 그 자체이다. 현란한 수사법은 아예 발견할 수 없다. 담담한 어투로 남도의 리모델링 복안을 쉽게 풀어낸다.

주의원은 전남이 전국에서 호감 있는 삶의 공간으로 여유롭게 나아가려면, 문화 의료 복지 교육 등 전반의 SOC 확충이 최우선적 해법임을 연신 강조한다. 또 주의원은 현 이명박 정부의 호남고속철 적기 완공에 매우 회의적 시각을 피력한다. 그 근거 또한 너무 명확했다.

이어 주의원은 현 전남 도정에 대해서도 부드럽지만 따끔한 일침을 아끼질 않는다. 현 정부에 대해 주장하고 요구할 것은 소신껏 관철시키는 리더십의 취약성은 단지 남도의 자존심 훼손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 유토피아 일색의 자화자찬론은 선의의 농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기고 있다며, 실질적 후속 조치 부재를 강력 성토했다.

주의원은 인터뷰 내내 신의 축복이라 할 수 있는 남도의 다양한 자산들을 촘촘히 엮어낼 비책에 자신감을 연신 비추인다. 미학적 관점에서 생동감이 부여된 남도의 자화상을 미래 비전과 융합하여 중점 투시하여 보기로 한다.<편집자주> 



▽ 최근 출간된 "아름다운 남도 아름다운 사람들"은 매우 완성도 높은‘투어 에세이’라는 것이 의외의 호평인데, 집필 취지에 대해 간략하게 코멘트 하여 달라.


▲ 수많은 사람과 뜻 깊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 남도답사를 기획할 때, 첫 번째 취지는 내 고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몸으로 가슴으로 느껴보자는 생각이었다. 전라도는 못살고 낙후된 곳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정말 그런 것인지, 해답은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남도 사람들의 민심과 직접 대면하면서 고민해보고 싶었다.

‘알아야 길이 보이지 않겠는가’하는 각오로  전남의 전 지역, 산업별로 골고루, 또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싶었고, 다행히 수많은 사람과 뜻 깊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의미 있는 만남과 내가 느낀 감동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또 그래야만 오래오래 남도답사의 기쁨과 소득을 간직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 ‘아름다운 남도 아름다운 사람들’ 1편에서 중점을 둔 남도 스케치 투어에서 명료하게 정립된 시각에 대해 소프트 터치하여 달라.

▶ 이번에 정말 많은 곳을 방문했고 많은 분들을 만났다.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기에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어 아쉬움이 컸다. 이번 답사기에서 미처 기록하지 못한 민생의 현장과 남도사람들의 이야기를 후속편으로 기록하고 싶고, 그것이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한 도리인 것 같다.

소프트하게 터치한다면... 남도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고, 남도 사람들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새삼스레 확인했다는 점이다. 우리 남도는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우선 산과 강, 논과 밭, 바다와 갯벌, 그리고 수많은 섬들...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고 있고 여기엔 조상들로부터 이어져온 아름다운 민속문화와 장인들의 혼이 꿈틀대고, 위대한 문화유산들이 남아있다.

특히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생명산업인 농수축산업의 보고이다. 이런 훌륭한 자산들을 슬기롭게 잇고 엮어내면 우리 남도의 미래는 찬란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 남도의 미학은 정의롭다는 점이다. 또 인간의 존엄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온 빛나는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 정치 1번지 호남의 애환이 곳곳에 서려있는 남도만의 미학은 과연 무엇인지 명료하게 추출하여 달라.

▶ 남도의 미학은 정의롭다는 점이다. 또 인간의 존엄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온 빛나는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정치 1번지라고 자부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과 함께 조선을 지킨 남도 백성들이 있었다.

또 무등산 자락 담양에서는 일거에 7천명의 의병이 고경명 장군과 함께 거병했다. 의병 사상 가장 많은 숫자로 기록된다. 이밖에도 남도 곳곳은 동학농민운동의 거병지였고 치열한 항일 투쟁의 거점이었다. 나주를 기점으로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났으며, 4.19 혁명과 5.18 광주민중항쟁 등 남도는 오랜 역사 속에서 불의에 항거하고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위해 스스로를 던져 희생할 줄 아는 곳이었다. 의(義)로운 고장, 바로 남도의 미학이자 정체성이다.   


▲ 고향을 가장 잘 알고, 고향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끌어안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이 나온다.

 
▽ 주의원의 ‘애향-글로벌’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인지 각 범주를 설정하여 선명하게 예시하여 달라.

▶ 고향을 가장 잘 알고, 고향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끌어안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이 나온다. 애향과 글로벌의 상관관계는 곧 특성화에 있다. 내 고향의 무한한 잠재력이 무엇인가를 직시하고 관통할 때 그것을 통해 글로벌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번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세계는 1등 2등...등수를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유일한 것,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내 고향만의 유일한 상품과 서비스, 감동으로 승부하는 시대다. 말 그대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는 시대인 것이다.

산업과 문화 그 두 가지 범주에서만 설명하자면, 남도는 산업적으로 생명산업이 미래의 희망이자 대안이 될 것이다. 남도의 숲, 들녘, 바다, 갯벌에서 나는 각종 산물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
 
그것은 단순한 식량과 음식 등에서 그치지 않는다. 의료, 화학, 생물, 에너지 등으로 무한한 확장성을 갖고 있는 첨단 미래 산업의 발판이다. 남도만의 특장이며 글로벌 리더십이 절실한 지점이기도 하다.

문화적으로도 남도는 음식, 민요, 판소리, 굿, 시와 소설, 회화, 차, 사찰 등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적 자산이 넘치는 곳이다. 문화의 요체가 다양성이라면 남도만한 문화의 고장은 어디에도 없다. 예컨대 슬로시티와 템플스테이 등은 이런 남도의 문화자산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문화산업, 관광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향 남도의 미래를 4차원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글로벌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고향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 고향을 꿰뚫고 있는 능력에서 비로소 글로벌한 리더십이 시작된다. 

 
▲ 문화적으로도 남도는 음식, 민요, 판소리, 굿, 시와 소설, 회화, 차, 사찰 등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적 자산이 넘치는 곳이다.


 
▽ 주승용 의원 본인의 인생역정 또는 휴먼스토리를 선명하게 그 요체를 적시하여 달라.

▶ 나는 남도에서 나고 자라 남도에 굳게 뿌리내리고 오로지 남도인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장교로 전역할 당시만 해도 각광받는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사업을 하며 경영을 공부했다. 20대 젊은 나이에 귀향해서 남도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한발 한발 내 일을 찾아 걸어온 인생이다.

나의 좌우명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물처럼 순리대로 살려고 노력해왔다. 전남도의원, 여천군수, 통합 여수시장, 재선 국회의원까지. 어느 한순간 턱없는 자리를 한꺼번에 올라가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내가 지역과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리로 끊임없이 공부하며 노력해온 삶이다.

무소속으로 도의원과 군수, 시장에 당선되어 소위 ‘승용불패’라는 신화로 회자된 데는 주어진 일에 정성을 다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의 영향력이 막강한 남도에서 무소속으로 선거에서 잇달아 당선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그것이다.

내가 게을렀다면, 내가 깨끗하지 않았다면, 내가 소처럼 따북따북 걷지 않고 일시에 여러 계단을 뛰어넘으려고 과욕을 부렸다면, 유권자들이 그토록 여러 번 취약한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인생역정 특히 정치역정은 물처럼 순리대로 걸어왔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 고흥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아버지를 따라 담양, 광주, 곡성 등 여러 시군에서 살았고 여수에 정착했다.


 
▽ 고향이 고흥출신인데 고향의 정체성과 차별화된 특성들에 의미를 부여하여 달라.

▶ 나는 공직자인 아버지를 따라 남도의 여러 곳을 돌며 학교도 다니고 친구들도 사귀었다. 고흥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아버지를 따라 담양, 광주, 곡성 등 여러 시군에서 살았고 여수에 정착했다. 또 내 동생들은 남도 곳곳으로 시집 장가를 가는 바람에 도처에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남도 전 지역이 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고흥을 비롯해 남도 사람들의 정체성은 겉으론 무뚝뚝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매우 다정다감하다. 또 비극적인 현대사를 거치면서 남도 사람들에게는 한도 많지만, 또 그만큼 문화 예술적인 감수성도 풍부하다. 아주 역동적이기도 하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자신을 던질 줄 아는 기질도 갖고 있다. 나는 이것이 남도인의 정체성이요 차별화된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스런 역사를 통해 한없는 인내를 체득했지만, 참을 수 없는 부당한 것에는 분연히 떨쳐 일어설 수 있는 기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근성은 정치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강하게 하고 문화 예술적으로는 풍부한 창의성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남도가 의향이면서 예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내가 소처럼 따북따북 걷지 않고 일시에 여러 계단을 뛰어넘으려고 과욕을 부렸다면, 유권자들이 그토록 여러 번 취약한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 도의원, 군수, 통합시장, 그리고 현재는 국회의원 신분이다. 각 단계별로 어떤 역량을 구축하여 왔다고 자평하나?

▶ 전남도의원에 입문해 지방자치의 시스템을 공부하게 되었다. 또 한국사회가 진정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지방분권 지방자치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점을 여실히 깨우쳤다. 도의원으로서 도정 전반을 파악하게 되었고 특히나 도정에 대한 감시를 통해 바람직한 의회와 집행부의 역할 등을 공부했다.

군수가 되어서는 집행부의 수장으로서 행정과 경영의 능력을 기르게 되었다.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고 결산하면서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주민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속속들이 알게 된 것이다. 통합여수시장 역시 집행부의 역할로는 비슷하지만, 특히나 여러 가지 반목과 갈등의 요소들을 대화와 타협, 설득과 조정으로 풀어나가는 공부를 많이 했다.

세 개 지역의 통합이 불러온 택시영업권 문제라든가, 산단 이주문제, 공무원들의 인사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조화와 상생의 대안들을 모색했고, 그 와중에서도 자치단체의 재정이 건실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부분에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행정과 경영에 대한 모든 분야에서 그 어떤 정치인보다 폭이 넓고 깊게, 또 다양하게 역량을 쌓아왔다고 자부한다.

또 쇄락해가는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비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 고민의 과정에서 군수시절 세계박람회 유치신청서를 처음 냈었고, 시장시절 박람회 개최 후보지를 여수로 확정짓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국가의 발전에 대한 큰 틀의 공부를 했었고, 그 안에서 국가균형발전의 구체적 방안들을 심도 있게 탐구했다. 특히 지역의 발전을 위해 가장 절실한 현안들에 대한 정책수립과 예산확보, 법률제정 등 폭넓은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지방의원에서 자치단체장,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조례와 법률, 정책과 예산, 집행과 감시 결산 등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행정과 경영에 대한 모든 분야에서 그 어떤 정치인보다 폭이 넓고 깊게, 또 다양하게 역량을 쌓아왔다고 자부한다. 또 그 20년 세월동안 성실하게 공부해왔다.      

 
▽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제값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전남도의 차별화된 자산과 경쟁력의 요체에 대해 통회의 심정으로 꿰뚫어 보았다면?

▶ 풋풋하게 살아서 꿈틀거리는 고유의 전통문화, 산과 바다, 들과 갯벌 등 천혜의 자연환경, 남도인의 맛과 멋, 끼가 경쟁력 있는 자산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전남 특유의 자산에서 미래를 보지 못하고 급성장 위주의 타시도 발전전략을 벤치마킹 하면서 뒤집고 갈아엎는 시행착오만 되풀이 해온 정책들이 도민들 가슴에 얼마나 많은 생채기를 남겼을까를 생각해보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기대와 허탈이 반복되면서 아름다운 남도인에게 희망보다는 허탈감과 좌절감을 안겨줬을 법도 한데, 그래도 흐트러지지 않고 의연하게 오늘을 사는 남도인에게서 강한 전남의 저력을 재발견 할 수 있었다. 그동안은 저변에 내재된 남도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 속에서 잔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소망들을 읽어내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한다. 
 
지나치게 성장을 우선시 하다 보니 주위의 소중한 것을 사소하게 보는 풍토가 우리 주변에  깔리고 있는 것 같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의 무한가치를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 지나치게 성장을 우선시 하다 보니 주위의 소중한 것을 사소하게 보는 풍토가 우리 주변에  깔리고 있는 것 같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의 무한가치를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 현재 전남 도정의 공과에 있어, 아쉬움과 미진한 영역에 대해 객관 개괄하여 달라.
 
▶ 임기 중에 전남을 위해 무엇을 이루었는가라는 질문에 속박돼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뚜렷한 성과를 거둔 사업도 없었고, 도민들에게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내면보다는 외형성장에 치우친 도정을 펼치면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은 채 욕망만 앞선 탓이고, 비전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한다.

J프로젝트, 한․중산단, 여수박람회, F1, 기업도시, 혁신도시, 권역별 균형발전,(소통 부재 및 활력 부족) 사회적 갈등해소 및 빈부격차 해소, 농축수산업의 전략산업화, 복지정책, 환경문제 등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도정 책임자의 업무수행에 대해 무난하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얘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의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너그럽고 여유를 아는 남도민의 표현이고 보면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 실사구시 바람직한 지사의 모델 정립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를 고민하여 달라.

▶ 거시적 안목에서 지역 전체의 균형된 발전을 모색하는 리더십이어야 하며, 세계의 흐름 안에서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려는 굳은 의지를 가져야 한다. 또 현장에서 출발해서 현장에서 매듭되는 것이 실사구시의 요체다. 철저한 현장 위주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

비전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현장과 전혀 동떨어진 사업에 아까운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미 사양길로 접어든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어 무리한 지원을 한다든지, 본래의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외지 투기꾼들의 무대가 되는 개발을 진행한다든지 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만큼 국내외 산업에 대한 철저하고 정보수집과 분석 등이 기초가 되어야 하며, 지역민과 시민사회와의 활발한 의사소통도 필요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단위의 민주주의의 장치들이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컨대 지방의회와 정당, 지역구 국회의원 등 모든 대의 민주주의의 시스템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실사구시 리더십의 일종이다. 

 
▲ 지역 전체의 균형된 발전을 모색하는 리더십이어야 하며, 세계의 흐름 안에서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려는 굳은 의지를 가져야 한다.

 
▽ 정부와 지자체는 어떠한 관계가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합리성을 띄고 있다고 보나?

▶ 정부와 지자체는 이젠 더 이상 상하 종속관계가 아니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는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정부가 권한과 예산을 틀어쥐고 수도권 집중화를  고착시키는 현재의 모델로는 한국이 선진국이 될 수 없으며, 결코 국민 모두가 균등한 삶의 질을 누리는 복지국가도 될 수 없다.

정부는 우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의 정책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부가 국방과 외교, 통일문제, 외환과 통화 관리 등에 집중하면서 권한과 예산의 대폭적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21세기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할 분야는 남북문제이며 통일 문제이다.

국민의 삶과 밀착된 접점에서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의 집행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역할을 지자체가 담당해야 한다. 문화와 복지 측면에서 정부가 아니라 지자체의 기능이 더욱 신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완전한 지방자치제가 실현되어야 한다.

교육자치, 경찰자치 등이 뒤따를 때만이 진정하고 완전한 지방자치제를 이룰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정부와 지자체의 합리적인 역할 분담의 길이다. 지방자치의 완결을 위해 세제 개편과 예산 분배 등 관련 법안의 제정, 개정 등이 시급하다.       

 
▽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 호남의 정체성이 급속도로 희석되고 있다.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호남의 총체적 저력을 다시 한 번 명료하게 상기시켜 달라.

▶ 호남의 정체성은 특정 당파성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호남의 정체성은 오로지 인간 존엄의 가치에 있다. 민주와 인권, 평화, 통일의 가치를 신봉하며 역사적으로 정의의 편에 서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호남의 정체성을 넘어 대한민국 모든 민주시민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나는 호남의 저력이란 곧 민주주의의 퇴행에 맞서는 정신이며 그 저력이 여러 형태로 발휘되리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많은 부분에서 자유가 억압되고, 국가정책의 집행과정에서 민주적 절차가 완전히 무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유와 민주, 인권의 가치가 갈수록 무시되는 상황에 대한 호남 민심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호남의 민심, 더 나아가 깨어있는 전국의 민주시민들의 마음이 이번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총체적 저력이 향후 민주적인 정권의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 본인의 지적능력, 정보화 마인드, 글로벌 시각에 대해 엄격하게 두루 들려 달라. 

▶ 두뇌는 쓰면 쓸수록 개발된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감퇴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창 때는 하루에 수천가지 정보도 쉽게 받아들였는데 요즘은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지적능력과 인지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이며 의미 있는 삶을 생각하면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도 30대 전후의 지적능력이 유지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 호남의 정체성은 특정 당파성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호남의 정체성은 오로지 인간 존엄의 가치에 있다. 민주와 인권, 평화, 통일의 가치를 신봉하며 역사적으로 정의의 편에 서고자 했다는 점이다.

 
정보화란 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정보들 중에서 어떤 것이 자신에게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그 정보를 찾아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그 속에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올바른 정보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나는 새로운 정보를 많이 받아들이기도 벅찬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항상 이 부분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글로벌이다. 글로벌은 지금까지의 어떤 화두보다도 긴밀하게 바깥세상과 연계되어 있고 엄청난 속도와 파급력을 가지고 우리의 삶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정 사안을 바라볼 때, 그것을 자기가 속한 지역이나 단체에 국한시키지 않고 그것이 국경을 넘게 되면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글로벌 시각이라고 생각하며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다. 뚜렷한 자기주관을 가지되 타인의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가 글로벌의 단초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 본인의 좌우명, 가족관계, 취미 특기 등등을 간략하게 들려 달라.

▶ 좌우명은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물의 지혜를 가슴 깊이 새기고, 물처럼 겸허하게 바른 정치를 하고자 스스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지혜를 품고 있고 질서가 있으며 배타심 없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정화하며, 장애물을 앞에 두고 돌아  갈 줄 아는 유연성과 인내심을 내 안에 담고 살고 싶은 바람이기도 하다.

취미는 서예로서, 수년전부터 틈틈이 배우고 있는데 화선지 앞에 붓을 들고 앉으면 스스로도 다듬어지면서 새로운 기운이 샘솟는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는 등산도 좋아했지만 한정된 공간과 시간 때문에 산을 자주 찾지 못해 아쉽다. 남들 앞에 내놓을 만한 특기는 없다.  
 
 

▲ 좌우명은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물의 지혜를 가슴 깊이 새기고, 물처럼 겸허하게 바른 정치를 하고자 스스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 사이버 시대의 르네상스 만개의 주역인 인터넷 미디어에 대해 주의원의 견해를 솔직담백하게 들려 달라.

▶ 인터넷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최첨단 정보화 사회로 이끌어 준 매개이다. 신문과 방송이라는 오래된 제도권 미디어의 두 축을 흔들어 우리 사회를 실질적인 다매체 사회로 탈바꿈시킨 혁명의 주역이 인터넷이다.

이런 사이버 시대의 도래로 말미암아 이른바 주류 언론에 의해 민심이 좌우되던 시대를 마감했으며, 미디어의 일방적인 정보전달에서 쌍방향 소통의 시대를 열었다. 인터넷 미디어가 어디까지 발전해 우리 사회와 개개인의 삶에 어디까지 파고들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미디어는 강력한 1인 매체까지를 가능하게 했으며, 그동안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커뮤니티를 형성해 냈다.

다양한 미디어, 자유로운 미디어, 매우 전문적인 미디어 등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주역은 인터넷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저질 외래문화나 우리 전통과 언어의 왜곡, 불확실한 보도와 지나친 사생활 침해, 무차별적인 저작권 침해 등이 걱정된다. 인터넷 미디어와 관련한 건강한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그 종사자들의 노력을 기대한다.


▲ 인터뷰를 마치고 브레이크뉴스 경제자문 서호선(왼편),  브레이크뉴스 농정자문 전남대 전태갑 前 교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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