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당이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견제 세력도 많고 말도 많았던 평민당 창당에 대하여...

뉴민주.com | 기사입력 2010/04/30 [00:39]

평민당이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견제 세력도 많고 말도 많았던 평민당 창당에 대하여...

뉴민주.com | 입력 : 2010/04/30 [00:39]
▲ 김경재 전남도지사 후보     © 김경재 닷컴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 계승을 기치로 창당한 평화민주당의 간판 김경재 전 의원이 6.2지방선거 이후 야권에 대대적 정계 개편을 예상했다.

김경재 전 의원은 지난 9일 <폴리뉴스> 및 자매지 월간 <폴리피플>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지방선거)가 끝나면 현재 민주당은 나름대로 더 위축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결국 주력부대(당권파)가 국민참여당과 합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옛날 민주당 요인들이 평화민주당과 합작하리라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정동영도 들어올 수 있다. 그렇게 재편되리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즉 민주당 내 친노 인사들은 국민참여당으로, 그 외 DJ계를 아우른 옛민주계 인사들은 평화민주당으로 헤쳐 모이게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03년 민주당 분당 이후와 마찬가지로 다시금 야권 세력이 재편 되는 셈이다. 그러나 당시 정풍세력으로 열린우리당에 참여했던 정동영 의원 등 현재 정세균 대표와 각을 쌓고 있는 비주류 인사들까지 포함하게 됨으로써, 평민당의 세력 규모는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던 당시 민주당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재 전 의원 전망에 따른 구도가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정세균 대표에 대해서도 “친노에 의해 팽당할 가능성이 많다”며 평민당과 결국에는 함께 가게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의 예상대로라면 국민참여당은 완전한 친노만의 정당이 되는 것이고, 평민당은 친노를 분리해 낸 민주개혁세력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평민당의 당론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김 전 의원은 심대평 대표의 국민중심연합과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민당이 창당 초기인 아직까지는 국민적 주목을 못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방선거 이후 대대적 정계개편을 거치면서 거대한 몸집을 갖추게 될 구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정동영-박주선-송영길 등에 깊은 친근감 표시
“얼마든지 함께 하자고 얘기할 수 있다”

김경재 전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의 밀접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평민당 창당 작업 당시 정동영 의원과도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은 “원래 정동영 의원이 (무소속으로 있을 당시 민주당으로)들어가지 않고 당을 따로 만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당시에 당을 새로 만들 만한 정치적 명분이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에 복귀할 때 ‘안 하면 우리도 독자적 길을 가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며 “(정동영 의원과 평민당 창당 세력이)같이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깨려고 했는지 정세균 쪽에서 복당을 받아주겠다고 하니까 가버렸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로서는 (정동영 의원에게)서운했다”며 “그런데 가보니까 역시나 배제돼서 요새 쇄신모임 같은 것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정동영 의원과)같이 손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며 “선거 과정에서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일이란 모르는 것이니까 그러한 메시지가 오가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아울러, “차기에 정세균과 정동영 둘 중 (전당대회에)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정동영은 비노로 생각한다. 비노 정도는 우리가 대화와 합작할 수 있다”고 거듭 친밀감을 표현했다.

다만, “앞으로 정동영 씨가 나름대로 얼마만큼 정책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정동영 의원에 이어, 박주선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은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박주선 최고위원과도 함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한화갑 대표와도 아주 친하고 이웃 보성 사람이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주선 최고는 좌파들과 맞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며 “정세균 체제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다. 송영길도 그렇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에 이어, 박주선 최고위원, 송영길 최고위원까지 평민당과 코드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정세균, 386-친노로부터 팽 조짐
“자신도 호랑이 등에 타고 있다는 위기의식 가지고 있더라”

특이할 만한 점은 김경재 전 의원이 정세균 대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보이면서도 결국에는 함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정세균 대표에 대해 “그 사람은 사고방식이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최근 1년간 강경투쟁하고 단식하는 것은 적어도 내가 아는 정세균과 전혀 다르다. 갑자기 이 사람이 혁명투사로 변해서 내가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거듭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었는데 요새 많이 바뀌었다”며 “2주 전 탈당을 통고하려고 정세균 대표를 1시간 이상 만났는데 안타까워하더라. 자기도 마치 호랑이 등에 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만 386 외에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고 정세균 대표의 속내를 짐작했다. 즉, 정세균 대표가 386이나 친노로부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전 의원은 “친노에 의해 팽당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민주당의 386세력은 정말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철저하게 패배했다”며 “심지어 임종석, 우상호 뿐만 아니라 될 줄 알았던 최재천까지 떨어졌다. 이는 당시 서울시민이 민주당의 386에 대해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을 혁명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다음번에도 우리 지지를 받을 생각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하는데, 이들은 오히려 기득권을 옹호하고 강화하는 입장으로 당을 끌고 갔다”면서 “악담이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도 결과는 뻔하다. 국민들은 굉장히 현명하다. 자기들이 진짜 문호를 열고 노장층과 잘 섞여야한다”고 충고했다.

“심대평과 연대할 수 있다...전라도와 충청도 서로 간에 역할 분담 필요”

한편, 김 전 의원은 일각에서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국민중심연합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 당론이 아니라 내 개인적으로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다음 2013년 대선에서는 호충연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호학파는 남부경기와 충청, 호남세력이 합쳐져 만만치 않은데, 거기에 서울시내에 충청, 호남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엄밀히 말하면 경상도를 포기하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우리 평화민주당도 한몫 단단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지금의 민주당, 도로열린당은 한나라당 대 다음번 친노 양자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자신들의 당선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의 한명숙, 강원 이광재, 충청 안희정, 광주 이병완, 경기 유시민까지 쫙 깔아놓은 것”이라며 “그래서 ‘이제 MB세력과 붙을 것은 우리다’라면서 이미지 전쟁을 하는 것이 그들의 최종 목표”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을 꿰뚫고 있는 것을 보고 가만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평민당 창당의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심대평 대표와 관련해서는 “아무리 해도 우리만큼 전라도 조직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마찬가지로 우리도 충청도의 심대평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간에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전문>

1. 평화민주당 창당 정신에 대해 말해 달라.


▲     © 김경재 닷컴
저는 김대중 선생을 40년 이상 모셨다. 그분에게는 이데올로기로 말해서 좌도 있고 우도 있고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있다. 저는 그 양반을 기본적으로 중도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중도좌파도 되고 중도우파도 된다고 생각한다. 북한문제를 접근하거나 시민세력을 영입할 때는 중도좌파적 입장이 보이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 김종필 씨와 영합하기도 하고. 그 정도의 이데올로기적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극좌와 극우는 철저하게 배격하는 분이다. 그래서 우리 평화민주당도 정치적으로 엄밀한 중립에 서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에 가기 전까지 워낙 시끄러운 학생운동가였으니 중도좌파라고 평가받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요새는 자칭 좌파들이 하도 많이 나와서 내가 중도우파로 취급받는다. 그 이유에는 (첫 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밀린 이유도 있겠지만, 두 번째는 미국에서 15년 이상을 살면서 미국식 민주주의 거버먼트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대외정책에 있어서 굉장히 팽창주의적이고 때로는 제국주의적이다. 외국에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자기들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뭐든 다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굉장히 민주적이다. 그러니 우리가 미국에 대한 평가를 지금부터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국가가 소위 국제사법질서 속에서 그 나라에 민주와 자유를 지향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다. 우리가 월남전에 참여한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돌아와 평화민주당은 철저한 중도 입장에 있다. 특히 우리가 이번에 창당을 하면서 민주당의 이름을 아직 가지고 있는 구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너무 위험한 좌파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같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사실 기본적인 출발이다. 그 사람들이 명목상으로는 구동교동세력을 잘라버린다는 입장이지만, 그것은 소위 80년대 항구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NL, PD 중 NL파들이 민주당 정세균 밑에서 많지는 않지만 포진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명목상으로는 민주당을 자른다고 하지만 민주당 내 중도 내지 중도우파를 자른다고 본다. 제가 2008년에 명색이 민주당 최고위원인데, 공천신청을 하는데 저를 잘라버리더라. 저는 처벌을 받았거나 뇌물을 먹었거나 정책상 아무런 하자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민주당과 전혀 관계없는 박재승이라는 사람이나 시골의사 박경철처럼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이 나와서 민주당을 차치고 포치고 했다. 공천심사위원 중에 요새 친북인사 100명 발표해서 두어명 들어가 있다. 기본적으로 좌파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저에게 그렇게 적개심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 충격 받았다.

2. 한나라당의 우파적 시각과는 어떤 차별성을 갖나?

한나라당 우파는 제가 보기에 극우도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김용갑 정도에서 더 나아가 예를 들어 ‘북한은 때려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북한 문제를 가지고 얘기하면 더 쉽다. 북한은 어떻든 간에 운명적으로 공존해야 하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제가 조찬연설을 하면서 남북공존시대의 개막을 제창했다. 여기서 남북이 이데올로기니 뭐니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우리가 중국을 상대하듯이 장사하고 교류하면서 살자는 것이다. 통일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에서 너무 전투적이고 상호배타적인 이미지가 있다. ‘통일합시다’ 하면 적을 없애고 우리가 먹어버리겠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물론 북한도 통일 단어를 쓰지만 그 사람들은 남한이 이야기하는 통일을 상당히 수세적으로 받아들인다. 우리가 먹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2, 3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이 이제 통일해도 되겠구나 하는 분위기가 올 때까지 공존하면서 시장경제체제 유지해야 한다, 김정일일 뭘 하든 내버려두고 공존하자고 재창한 바 있다.

그런데 금년에 들어서 그것을 조금 수정했다. 수정한 이유는 통일이 갑자기 벼락처럼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최근에 정세변화로 봐서 하게 됐다. 그래서 통일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대비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민족적, 국가적 주체가 분명해야 한다. 남한의 좌파들에게 제의하고 싶은 것은 옛날 고전적 의미에서의 좌파는 지금의 구라파는 온건한 사회민주주의로 돌아갔다. 독일 슈레드, 영국 토니블레어 식으로 바뀌었는데 왜 당신들은 전시대적이고 교조주의적인 막스․레닌주의를 지키고 있느냐. 아니, 막스․레닌주의라면 차라리 모르겠다. 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절대왕조 김일성을 붙잡고 있다,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 주사파 세력이 남아 있다고 본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원수다.

공천과정으로 가면, 그 양반들이 김경재를 공천에서 배제한 이유를 기자회견에서 아주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그 당시 ‘김경재 최고는 탄핵의 주역이기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했다’고 했다. 그때는 탄핵을 했던 세력과 탄핵을 당한 세력이 대동단결해서 협상을 거쳐 통합민주당을 만든 것 아닌가? 따라서 그것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하나, 탄핵을 내가 했나? 우리 민주당 위원 87명이 한 것이지. 다만 문제가 있다면 내가 당시 최고위원 말석에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지. 그렇다 보니 내가 주역자로 몰린 것이다. 이 사람들은 내 고향에서 주지 않으려는 차라리 서울 어디에서 주더라도 뛸 자신이 있다고 하는데도 안 주는 것이다. 철저하게 김경재의 컴백을 배제시킨 것이다. 그때 한화갑 선배가 화가 나니까 광주에서 무소속으로 나가고 했지만 나는 분노를 참고 참았다.

그러나 요새 보니까 나 정도는 이유도 아니다. 어지간한 민주당의 ‘민’자만 들어가는 사람은 다 잘라버리려고 한다. 더 이상 가만있을 수 없다. 요새 신문에도 ‘난장판’이라고 많이 나온다. 이 사람들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방법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당원 50%, 시민여론조사 50%, 어떤 사람은 당원 300명, 시민대표 300명 해서 600명으로 자기 마음대로 만드는 것이다. 이건 정치가 아니라 정치적 음모라고 본다.

3. 평화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가치이념을 물려받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이 같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정치를 안 할 사람들이다. 동교동이라는 우리는 중간에 끼어든 사람들을 본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40년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신 사람인데, 40년 이상 김대중 대통령을 모신 사람은 기껏해야 10명밖에 안 된다. 그런데 우리가 회합해서 만났던 사람 중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해본다면 권노갑, 본류 중 좌장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이희호 여사와 연도 있어서 ‘한 당으로 집중해서 가지 말아라, 중립을 지켜라’ 하면서 우리에게 정서적으로 굉장히 도움을 주고 충고를 하면서도 참여를 안 한다. 두 번째, 한광옥이 있다. 한광옥은 은평구에서 출마하고 싶어한다. 지난번에 전주에서 실패하고 여기에 목을 매고 있는데, 평화민주당으로는 은평에서 안 될 것 같으니 빠진 것이다. 그런데 요새 은평에서 무망하다고 하더라. 장상호로 가고 있다. 따라서 본인에게 얘기하기 미안하지만 헛다리짚은 결과가 됐다. 또 이훈평은 연조가 된 사람이지만 관악에서 구청장 한번 해볼까 하는 사람이다. 동교동의 본류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유종필은 범동교동 연조가 얼마 안 된다. 또 장성민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으로 자기 나름대로 여기서 청년케이스로 최고위원 한번 해볼까 하면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지 동교동계로서 김대중 정신을 지킨다 하는 것에 나는 약간 고개를 갸웃 하는 사람이다. 김옥두, 남궁진은 정치를 그만두고 은퇴한 사람이다. 남궁진은 충청도 사람이다. 평화민주당에 들어와서 될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누가 있나?

거기서 불러올 사람이 하나 있다면 한광옥인데 나의 대학 동기동창으로 1년 선후배로서 한 대표와 약간의 긴장관계가 있다. 그러나 나보다 4살 많다. 시골 섬마을소년으로 10살 때 초등학교를 들어갔기 때문에. 한 대표는 승계해서 같이 대표를 했지만 그래도 집안에 둘이 자리를 차지하면 불편하지 않겠나 느낌은 있지만 어차피 한광옥도 우리에게 오리라고 생각한다.

이희호 여사는 우리와 약간 생각이 다른 게, 김대중 이데올로기를 갖고 싸움하는 것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그분 연세가 81살이 돼서 조용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알기에 김대중 사진을 떼버리니 상당히 노여워하더라. 그러나 노여움의 표시를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분들의 뒤이은 축복과 격려가 우리다. 전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4. 동교동의 분열이라고 볼 수 있나?

전혀 아니다. 누구와 분열하나. 권노갑 고문과 매일 만난다.

5. 민주당 내에서 ‘행동하는 양심’은?

박지원 패거리다. 박지원은 내가 DJ에 소개한 사람이다. 원래 정경환이 부하였다가 돌아서 된 사람인데, 동교동에서는 그 사람이 정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DJ 옆에 붙어있으면서 그 사람 때문에 피해본 사람이 많다. 대표적인 사람이 김경재, 권노갑이다. 그 사람이 DJ 유언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있고... 나름대로 현실적 힘이 있어서 김한정 동원하고 옛날 국민정부 사람들 모아서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만들었는데 권노갑은 가지도 않았는데 고문이라고 만들어놨다고 항의하고 했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쪽과 거리가 많다. 권노갑과 김홍업 의원이 기념사업회를 같이 했는데 거기에 박지원도 빠지고 한화갑, 김경재도 빠졌다. 따라서 정치인은 뺀다는 입장에서 박지원 등 뺐는지 모르겠는데, 그것은 우리가 이해했다. 동교동의 분열이라는 것은 전혀 어이없는 얘기다.

6. 정동영 전 장관은 한화갑 대표와 친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유대관계가 어느 정도인가?

원래 정동영 의원이 들어가지 않고 당을 따로 만드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 당을 새로 만들 만한 정치적 명분이 별로 없었다. 당에 복귀할 때 ‘안 하면 우리도 독자적 길을 가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같이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깨려고 했는지 정세균 쪽에서 복당 받아주겠다고 하니까 가버렸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서운했다. 그런데 가보니까 역시나 배제돼서 요새 딴짓 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 쇄신모임도 하고 정동영, 신건, 장세환 셋이 자기 휘하 사람들을 지방선거에 전혀 참여를 안 시켰다. 독자적으로 친박연대 식으로 꾸며서 뭘 하겠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같이 손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선거 과정에서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일이란 모르는 것이니까. 그러한 메시지가 오가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7. 지방선거 지나면 바로 전당대회가 있지만 한화갑 대표는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했다. 당권파들이 쇄신할 수 있는 토대가 있는데 앞서서 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좋은 질문이다. 현재 민주당의 대의원과 당원 구조는 그것을 깨뜨릴 만한 정도가 아니다. 그들은 열린당 체제로 완전히 고착화돼 있다. 차기에 정세균과 정동영 사람 둘 중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동영이 그런 문제를 놓고 우리에게 오픈해 본 적이 없고, 정동영은 친노로 가긴 했지만 거기서 약간을 배신이 있었기 때문에 비노로 보지 반노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노 정도는 우리가 대화와 합작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정동영 씨가 나름대로 얼마만큼 정책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8. 외곽에서 평민당 창당 자체는 독자적인 당을 만들어서 끝까지 가겠다기보다는 민주당을 쇄신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압박 카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혀 아니다. 나는 이번에 선거가 끝나면 현재 민주당은 나름대로 더 위축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나머지 주력부대가 국민참여당과 합당할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 남아 있는 옛날 민주당 요인들이 평화민주당과 합작하리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정동영도 들어올 수 있다. 그렇게 재편되리라고 본다.

9. 평화민주당이 외부에서 정세균 대표에 쇄신에 대한 압박, 당내에서는 정동영 전 장관의 내부적 압박으로 양측이 역할분담을 통해 같이 힘을 주는 그림으로 갈 수 있지 않겠나.

그것은 전혀 아니다. 우리는 정동영과 그런 대화를 전혀 해본 적이 전혀 없다. 나는 오히려 정세균 대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연민의 정을 갖는다.

10. 손학규 대표가 들어올 것이라는 전제 하에 어차피 정세균 대표가 결국 친노와 손을 떼고 민주당계와 같이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전망도 있다.

결과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과정은 생각이 다르다. 정세균은 친노에 의해서 팽당할 가능성이 많다. 그 사람은 사고방식이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다. 최근 1년간 강경투쟁하고 단식하는 것은 적어도 내가 아는 정세균과 전혀 다르다. 갑자기 이 사람이 혁명투사로 변해서 내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맨처음 그 사람이 정계 투신할 때 내가 김대중 특별보좌였는데 나에게 와서 여러 가지 조언도 구하고 내 고등학교 친구의 소개로 인사도 했었다. 아주 착실한 회사원이었다. 쌍용차에서 상무를 하다가 전무로 올려줬다. 뉴욕 지사장 하다가 임기 끝나고 정치한다고 나섰는다.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었는데 요새 많이 바뀌었다. 2주 전에 탈당을 통고하려고 정세균을 1시간 이상 만났는데 안타까워하더라. 자기도 마치 호랑이 등에 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만 386 외에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은, 민주당의 386세력은 정말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그들은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철저하게 패배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7개를 제외하고 다 떨어졌다. 심지어 임종섭, 우상호뿐만 아니라 최대창까지 떨어졌다. 나는 최대창은 될 줄 알았다. 할륭한 율사가 아무것도 아닌 상대에게 지더라. 이는 당시 서울시민이 민주당의 386에 대해서 심판을 내린 것이다. 당을 혁명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다음번에도 우리 지지를 받을 생각 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하는데, 이들은 오히려 기득권을 옹호하고 강화하는 입장으로 당을 끌고 갔다. 내가 악담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도)결과는 뻔하다. 국민들은 굉장히 현명하다. 자기들이 진짜 문호를 열고 노장층과 잘 섞여야지, 저 사람들이 하는 것이 노무현보다도 더 고약하다고 본다.

노무현은 나와 앙숙이었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생을 마감하기 2주 전에 유신민과 당 만들지 말라고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 사람의 가장 큰 결정적 실수가 분당이다. 자신을 대통령 만들어준 사람 차버리고 자기들끼리 뭔가 하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들 내의 참모들이 변호사 시절에 자기에게 사건 가져오고 했던 참모들만 있었다. 거기에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잘난 척하는 율사나 어디 학교 출신이니 했던 사람들이 꼴보기 싫었던 것이다. 허나 꼴보기 싫은 그 사람들을 같이 껴안고 갔어야 했다. 그런데 자신은 내가 대권 세우니 너희들은 필요 없다고 나왔다. 내가 그 사람을 비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도술 안희정, 이광재, 박연차, 문재인 다 사회 경험 없는 사람들이 따라갔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11. 한명숙 총리는 어떻게 보나?

한명숙은 나와 같은 교회 다니고 같이 집사를 하고 있다. 참 친한 사람이다. 노무현의 정치적 요인들 중에 강금실, 한명숙 등이 신임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받고 안 받고 하는 사건 자체의 진실 여부에 관계 없이 나는 이 나라 정부나 검찰이 총리 한 사람에게 자꾸 들먹이는 부덕함을 지적하고 싶다. 그 사람의 무죄도 옹호하고 싶지 않고 유죄도 옹호하고 싶지 않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 논평 못하겠다. 한명숙과 박용욱과 하느님은 알 것이다. 그것 때문에 결국 한명숙도 피해를 보겠지만 MB정부가 더 피해를 보리라고 생각한다. 속이 너무 빤히 보인다. 한명숙도 한때 출마 안 하고 노무현재단 이사장만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화난다고 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현명한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사장 문제에서 더 떳떳하게 파이팅하는 것이 더 옳지 않았나 생각한다. 양측 다 부끄러운 일이다.

12. 참여정부는 잃어버린 10년 주장을 했다. 여기에 대해 잃어버린 5년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잃어버린 10년은 논리적 허구가 많다. 해방 후부터 정부 수립한 1950년부터 한국 현대사가 60년 됐는데, 그중 자기들은 10년을 뺀 50년이 자기들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시대가 계속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오만을 넘어 교만한 발상이다. 노무현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왜 김대중까지 끼워서 이야기를 하나? 잃어버린 30년의 이산가족 찾기도 아니고 대단히 불쾌하다. 다만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노통에게 아쉽고 절통한 심정을 가지는 것은 그가 그렇게 당을 깨지 제대로 민주당 내의 원로들이나 선배들의 견제와 충고를 동시에 받으면서 5년을 큰 실수 없이 끌어갔다면 그 다음 우리 정권재창출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 혼자 나가고, 굉장히 팝퓰리스트다. 그리고 뭔가 좋은 걸 해보려고 애를 쓰는 거야. 전날 40분 동안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렸다. 그 양반이 어떤 의미에서는 솔직하다. 나에게 선배라고 하는데 ‘김 선배, 내가 안 가면 체면이 뭐가 되나?’ 나왔다. 그 양반이 서울대학도 꼴보기 싫어하고 순수한 감정이 있었던 건 인정하고 맑은 영혼이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적어도 취임 이후에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러면 그 돈은 내가 짐작컨대 대선자금이 남았거나, 당선축하금이거나 회갑 축하금 등을 모아서 돈이 돼서 그 돈을 가지고 적당히 지내려고 생각했음직하다. 삼성한테 안 받는다, 아쉬운 소리 안 한다는 생각, 속되게 말해 통박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추정이지만 그 돈을 박연차 등에게 갈라놓았지 않았나.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그렇게 추정한다. 마지막에 권양숙이니 한 것은 물론 그 자체를 옹호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명박이 너무했다는 생각을 한다. 좀 더 좋은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지 않았나. 왜 노무현에게 특히 가혹했나, 이 양반이 너무 젊고 야권에 별로 사람이 없어서 5년 후에 다시 컴백할 수도 있지 않았겠나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완전한 나의 상상이다. 그쪽 충성파들이 싹을 어떻게 해버려야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다.

그렇게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 밑의 부하들이 노무현을 너무 왜곡시켰다. 그것이 참 안됐다. 노무현이 마지막에 자기가 정치의 성공과 좌절을 쓰면서 솔직하게 고백한 점도 있다. 나는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만한 대목도 있다고 생각하고, 부인이 아라서 챙기는 것도 있었다. 그것을 자기가 너무 깨끗한 척하다가 나중에 설명이 잘 안 됐던 면이 있었다. 그때 MB정권이 조금 더 너그러이 했을 수도 있었다. 그때 노통이 설사 나중에 그러한 야심이 있더라도, 처음에는 그러지 않을 만한 여유와 지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노무현의 실수다.

13.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도력을 비교평가하자면?

이명박은 92년에 종로지구당 위원장을 할 때 나와 같이 했다. 또래도 비슷하고 개인적으로 참 친하다. 일을 밀어붙이고 불도저처럼 하는 것에 장점은 있지만 성공조급주의, 결과를 성급하게 내려고 하는 아쉬움이 있다. 쇠고기파동을 예로 들어 미국에서 15년 이상 살았던 나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미국에서 15년 동안 미국 쇠고기를 먹고 살았는데, 한국 것보다 좋았으면 좋았지 나쁠 게 없다. 그런데 저렇게 난리법석을 쳤다. 물론 맨처음에 들어온 것이 싸구려가 들어와서 그랬을 수 있지만 미국산 굉장히 좋다. 그런데 시청 앞에서 대모를 하니 이 사람이 화들짝 놀라서 청와대 뒤산을 쳐다보면서 아침이슬을 불렀다는 걸 알고 내가 기절초풍했다. 그러니 이쪽 사람들이 무시할 수밖에 없다. 자기 입장을 분명히 세웠어야 했다.

나는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통령이 (시청 앞에) 쫓아내려가는 것은 위험하다 할지라도 나 같으면 갈 용의가 있다. 나는 오히려 그것을 ‘지금 우리나라가 국격이 상당히 오르고 국민들도 상당히 긍지에 차 있다. 미국 사람들이 막 갖다 준다고 우리는 대충 먹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설명하겠다. 당당한 인류시민으로서의 긍지와 문제의 제기라고 본다. 그렇게 풀면 좌파들이 끼어들어서 선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분명히 나쁜 것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미국산이 나쁜지 직접 먹어보고 ‘어떤 경우에도 여러분과 우리의 자식들에게 미국 것이 좋다고 막 먹이는 것 절대 안 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사태를 역전시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침이슬을 부르면서 운동권 흉내를 내고 있으니 참 기가 찼다. 좌파도 그렇게 이용한 것에 대해서 참 잘못했다. 지금 천안함도 그렇다.

노무현에 대한 한풀이를 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첫 번에 미국 국빈방문을 할 때 내가 유일하게 수행했던 현역의원이다. 그 사람이 국회의원 데려가는 것 참 싫어해서 정몽구니 이건희 등을 데려갔다. 나는 왜 갔냐 하면 뉴욕 한인회에서 환영파티를 하는데 주도권 싸움이 나서 복잡했기 때문에 가서 정리를 해야 했다. 이틀 전에 가서 거기에 있는 관계자들 불러서 밥 먹으면서 시끄럽게 하면 안 된다, 가만있어라, 같이 해라 하면서 싹 정리했다. 그날 (노무현 대통령이)비가 엄청 쏟아져서 간신히 내려왔다. 공항에 왔는데 얼굴색이 안 좋더라. 그 다음 날 코리아소사이어티라는 한국학교에서 만찬연설을 하는데, 갑자기 연설하다가 엉뚱한 소리를 하더라. 미국이 한국전에 참여해서 도와준 것을 감사하는 아첨적 발언을 하는데, ‘미국이 만약에 한국전쟁에 참전 안 했다면 나는 지금쯤 북한의 어느 정치범 수용소에 가 있을 것이다’ 했다. 이런 아첨이 어디 있나? 원고에도 없다. 나중에 대통령이 집어넣은 것이다. 그렇게 미국에 당당한 사람이 이렇게 변하더라.

이명박의 이중적인 면이 있지만 노무현에게도 그런 구멍이 허다하다. 내가 가서 그 발언이 어떻게 나온 것이냐고 하니까 ‘왜, 내가 실수했나’ 하더라. 그때 동아일보 기자가 계속 따라오면서 묻더라. 코멘트 없다고 하니까 천하의 김경재가 코멘트 하나 없다고 약을 올리더라. 그래서 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그 코멘트가 각 신문에 다 났다. ‘참으로 기가 막히다’고 했다. 대통령에게 가서 ‘나이가 얼마인데, 46년생이니까 5살 때인데 북한군이 내려와서 적화됐다면 언제 당신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고 투쟁하다가 아오지탄광에 갈 수 있었겠나, 이건 아첨치고 지나친 아첨’이라고 했다. 거기에 대해 오니까 너무 반미주의라고 해서... 브리핑하면서 내가 느끼기에도 사람 움츠러들었을 것이다. 해서 좋은 얘기를 하려 했던 것이다. 가령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을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젊은 청년 5만여 명이 죽지 않았다면 오늘날 한국의 발전은 불가능했었을 것이다. 새삼스레 유족에 진심으로 감사와 연대의 말씀을 올린다’고 하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 지나쳤던 것이다. 그 사람이 원래 오버를 잘 한다.

MB나 노통이나 비슷비슷한 점이 있다. 이 나라 정치구조가 그러한 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현실적 정치구조를 뚫고 올라가는 데 굉장히 한계가 있다. 돈과 온갖 사기와 조작과 음모가 나면 귀찮아하고 안 하겠다고 나온다. 이 나라 정치구조에 있어서 정치지도자가 올라가는 데 수많은 한계가 있다. 그런 것 할 사람 대한민국에 1만명도 넘는다. 돌아가신 분 귀가 간질간질하겠다.

14. 광주, 전남지역에서는 지방선거 후보를 모든 지역구에 다 내겠다고 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어제 창당을 해서 오늘부로 좀 달라진다. 우선 광주는 물론 전남의 기초단체장을 뽑는 경선방법이 엉망진창이다. 모든 신문에도 난장판이라고 나올 정도다. 상당수의 기초단체장이 적어도 현재로 봐서는 우리 쪽으로 돌아오리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체면도 있고 하니까 무소속을 불사한다고 하지만 선거를 하면 무소속은 대단히 불편하다. 따라서 우리에게 오리라고 생각한다. 광양시장 이송, 내일 모레 한화갑대표와 가서 만나려고 한다. 무안에 가서 기자회견을 할 때 기자들이 묻더라. ‘떨어진 사람을 이삭줍기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는데, ‘나는 떨어진 사람이라고 해서 경쟁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천 경쟁구조가 충실하고 선명하면 좋은 사람이 뽑히겠지만, 이것은 엉망이어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 플러스 알파를 시키겠다고 했다. 따라서 2~4년 지나면 정치신인들이 부각돼야 하는데, 이번 지방선거에도 그런 뜻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게 있다. 지금 민주당의 공천구조로서는 그 근처에 그 사람들이 들어가기 어렵다. 노사모나 시민단체 출신은 과도하게 우대받고, 제대로 접근한 변호사, 교수 출신들은 상당히 배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람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내 책임이 상당히 무겁다.

자신 있는 것부터 얘기하자면 이것이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그 사람들만 잘 뽑아놓으면 그 사람들이 전부 내 선거운동원들이다. 내가 일일이 다 만들지 않아도 그 사람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자료 주고 돌아다니면서 참조연설 해 주고 하면 그 사람들 자기 선거운동이 아니라 내 선거운동이 된다. 그런데 어려운 것은 도지사 후보가 14억 돈을 쓸 수 있도록 해 주는데 나는 그것의 1/10도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걱정인데, 최소한도로 줄여서 다행히 두어 군데 홍보기획회사에서 홍보물 등을 외상으로 해 주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나중에 보전각서를 써서 한시름 놓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무보수로 자원봉사 하고 돌아다니는 비용 등... 실질적으로 눈물겨운 캠페인, 좋게 말하면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캠페인을 한번 해서 기적을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결의에 차 있다.

15.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솔직히 한명숙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는 서울시가 훨씬 접근하기가 좋다. 지금도 한명숙 씨가 안 나오게 되는 경우 민주당에서 그 사람들과 내가 경선을 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지난번 여론조사 때 김성순보다 2배 이상 지지도가 높더라. 그때 김성순, 이계안은 출마선언 했고 나는 안 했는데, 전반적으로 12% 차이인데, 민주당 지지도에서 내가 두 배로 높다. 따라서 민주당 경선에서 내가 이긴다는 얘기가 된다. 저렇게 판을 쳐버리니 참 억울하다. 예를 들어 내가 민주당 시장후보가 돼서 한나라당 후보를 내가 지정할 수 있다면 홍준표 정도와 재미있는 게임을 할 자신이 있다. 전라도, 경상도, 고대, 서울대로 나눠서 경상도, 전라도 말투 쓰면서 따지자는 것이다. 내가 지더라도 아름다운 캠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홍준표하고 정말 붙고 싶었다. 맹형규도 좋지만, 맹형규는 행안부 장관이 돼서 좀 강적이다. (맹형규는)날씬한 신사타입이어서 나같이 사나운 사람들은 홍준표와 붙어야 한다. 그러면 참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겠다. 논쟁에 아마 열이 날 것이다.

나는 지금도 예를 들면 민주당에서 한명숙이 안 나오고 이계안이나 김성순 나오게 된다면, 한나라당에서는 그럴 경우 젊고 예쁜 여자가 나오면 안 된다. 홍준표와 붙어야 한다. 그러면 전남지사는 누구 줄 수도 있다. 내가 외국에서 살면서 대도시권(metropolitan area)을 꾸미고 세계도시를 만드는 데 내 나름대로 감춰진 노하우가 있다. 논쟁이 대여섯 번 내지 열 번만 있으면 서울시민 표심을 자극할 자신이 있다.

16. 전남도지사로 출마하셨는데, 전남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전남은 관광이 가장 큰 산업이고 농업을 특화시켜야 한다. 내가 거기서 고등학교를 통역학교를 만들고 싶다. 한 평의 골프 고등학교가 신지애를 만들어냈다. 통역은 대학을 나올 필요가 없다.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 몽골어 별걸 다 배워서 글로벌시대에 맞는 통역여건을 만들고 싶다. 외국인 신부들이 많다. 내가 서프라이즈 공약으로 전남에 총각 1만명 장가보내기 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어떻게 벌이냐, 요새 캄포디아 같은 경우 브로커 때문에 중단됐다. 전라남도 차원에서 캄보디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몽고, 내가 친선협회 회장을 하고 있는 브리아티아공화국에 가서 벤처를 만들어서 농장도 경영하고 사업도 열어서 여기 총각들이 가서 처녀들과 만나서 교류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라남도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세계화된 지역을 만들려고 한다. 현재 우리도 단일민족이 아니다. 마산지역인 이조시대 때 합포는 외국인이 20년 이상 지배했다.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라는 것은 자랑도 아니려니와 사실도 아니다. 섞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며느리가 미국 아가씨다.

17. 광주시장 후보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광주시장 후보는 아까 한 대표와도 상의했는데 의중에 있는 사람과 열심히 접촉 중이다. 물론 외부인물이다. 전직 장관이나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시간이 너무 짧고, 우리가 선거를 완전 지원해 줘야 하는데 자금 문제가 있다. 나의 경우는 내 앞을 가리기라도 하는데, 이 사람들은 완전 맨몸으로 와서 해야 하니까... 좋은 사람들은 더러 있지만 현실적으로... 구해질 것이다.

서울후보의 경우 우리가 서울에 내고 그 사람이 먹게 된다면 이것은 완전히 정권교체에 버금가는, 우리가 제1당으로 부상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18. 독자세력으로 치르기보다는 세력 연합의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심대평 쪽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쪽에 후보가 없다. 나와 심대평 대표는 60학번인데, 교류는 한 대표와 더 많다. 그 양반은 50학번이다. 심대평 대표는 훌륭한 사람이다. 새롭게 당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 이는 공식적 당론이 아니라 내 개인적으로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2013년 대선에서는 호충연합이 불가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관련해서 4대강 사업을 하는 것을 두고 차기대선과 연계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4대강사업이 20조가 넘는 돈이다. 그런데 거기에 호남 영산강, 금강 보태서 2조 남짓 된다. 1/10도 못 된다. 우리는 큰 거 하는데 너희는 부스러기 좀 먹어라 하는 식이다. 광주, 전남에서 물어보는데, 4대강은 반대이고 영산강은 찬성이라고 내가 얘기했다. 모순 전혀 아니다. 4대강은 쉽게 말해 수익체가 서울, 경기도, 충청북도, 경상남북도이다. 지금부터 3, 4년 동안 20조가 토목공사에 뿌려진다. 이건 완전 룰루랄라다. 엄청난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사람들은 그 수익지대에 있는 유권자만 가지고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의 음모이다. 호충연합은 따라서 당연한 것이다. 기호학파는 남부경기도와 충청, 호남세력이 합쳐져 만만치 않은데, 거기에 서울시내에 충청, 호남사람이 얼마나 많나? 엄밀히 말하면 경상도를 포기하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평화민주당도 한몫 단단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관련해서 지금의 민주당, 도로열린당은 한나라당 대 다음번 친노 양자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선거는 자신들의 당선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기획이다. 서울의 한명숙, 강원 이광재, 충청도 안희정, 광주 이병환, 경북 유시민까지 쫙 깔아놓은 것이다. 그래서 ‘이제 MB세력과 붙을 것은 우리다’라면서 이미지 전쟁을 하는 것이 그들의 최종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을 꿰뚫고 있는 것을 보고 가만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대응해서 호남당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호남당이 뭐가 나쁜가? 모든 당에 다 지역기반이 있는 것이지. 그까짓 거 신경 쓰지 말자는 것이다.

이규택, 한광옥 친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에 말려버렸다.

19. 구도가 짜여져서 심대평, 한화갑, 이규택 대표 등이 참여하면 야권발 정계개편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심대평 씨가 아무리 해도 우리만큼 전라도 조직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마찬가지로 우리도 충청도의 심대평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간에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나는 원래 뿌리가 충북 충주인데, 5대조가 전라도로 귀향을 하셔서 나는 6대부터 할아버지가 그쪽에 다 있다. 정서가 호남과 상당히 가깝다. 특히 충북은 거의 전북과 같다.

20. 박주선 최고위원도 같이 했다고 들었다.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화갑과도 아주 친하고 이웃 보성 사람이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리고 박주선이 좌파들과 맞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정세균 체제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이다. 송영길도 그렇다. 전남 고흥 내 조카뻘이다.

21. 현재 인천 빼고는 승리를 예측하기 힘들다?

현재 인천은 이길 가능성이 높다. 지금 민주당에서 경기, 서울, 인천 중 인천 하나 건지면 잘 건지는 것이다. 경기는 불가능하고 누가 나오든 간에 김문수에게 힘들다. 민주당이 너무 못한다.

22. 이번 지방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나?

민주당이 스스로 부진함을 자초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전라남도의 경우 민주당이 오만하다 못해 교만해서 상당한 이변이 속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노당이 상당히 약진했다. 이에 대한 대안,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민주당을 찍은 것이다. 우리로서 내 책임의 무거움을 느끼는 게, 전남지사에 유일한 승부수를 건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준비가 부족하다. 민주당은 현재 파행 직전이다. 다 깨졌다.

박준영이 상대가 될 경우 동부전남, 서부전남으로 갈린다. 내가 사는 동부가 45%의 유권자가 서부는 35% 정도이고 나주, 담양은 중간 정도다. 인구분포 면에서 내가 유리하고 그 사람이 불리한 것이 단체장을 3선까지 하는 것에 대해서 좋지 못한 시각이 있다. 내가 불리한 것은 너무 조직구성이 늦었고, 충분히 조직을 챙길 시간적 자금적 여유가 부족하다. 그나마 기대를 거는 것은 debate(논쟁)가 1:1로 벌어질 경우... 내가 박준영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걱정하는 것이 박준영이 미친 척하고 모든 논쟁을 회피할 경우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욕을 먹어도 다 피해버릴 수 있다. 그러면 작업을 해서 군수후보와 논쟁 안 한다, 나와 한나라당 민노당 나오면 안 한다고 할까봐 걱정이다. 박준영과 10번만 붙었으면 좋겠다.

주승용 의원과 붙을 경우 지역은 겹치지만 목포, 무안 쪽에 인지도가 거의 없더라. 가면 내 얼굴은 대번에 알아본다. 주승용은 모르더라.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19명의 전라남도 국회의원 중 주승용이 지사 자격이 있다고 하는 사람 주승용 본인 한 사람 빼고는 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23. 2월 인터뷰에서 한화갑 대표가 박근혜 대표와 화합 차원에서 좋다고 말했는데, 현재 또 입장이 달라졌다. 그 배경이 궁금한데?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의 정식후보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연대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늘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가 될 경우에는 우리가 연대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현재로 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억지로 빼앗더라도 될 가능성이 제일 많은 사람 아닌가? 한나라당 후보로 박근혜 의원이 될 경우 우리는 우리로서 채택할 만한 전술이 있다. 그건 그때를 봐야 하겠지만 가까이 할 수 없을 것이다. MB가 엉뚱한 사람을 후보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많다. 그럴 경우 박근혜 씨는 자기 뜻을 접지 않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 이합집산이 있을 수 있다. 한 대표가 최근에 박근혜 씨와의 가능성을 차단한 것은 현실적 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한화갑 대표가)나와 별로 토론도 안 했는데 참 비슷하다. 서해문제에 대한 코멘트에서도 비슷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에 왔다갔다 하지만 다국적 조사단을 만든 아이디어는 좋다고 생각한다.

24.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면서 중립을 위해 미국을 반드시 참여시키겠다고 하는데, 미국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들도 있다.

미국은 지금 6자회담을 만들어서 김정일과 협상을 벌이려고 하는데, (여기에 참여함으로서) 이것이 지체될까봐 막고 있는 것이다. 뻔하다. 6자회담 때문에 보도통제 다 미국이 잡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이 이것 때문에 (6자회담)빨리 하자고 부추길 수 있는데, 부추기면서 다 불어버린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 건강도 중요한 팩트다. 저 사람이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데, 다른 사람이 올 경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일로 하여금 이걸 마무리하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제 국무성 대변인 웃으면서 얘기하더라.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방법도 미국의 국가이익이 최고의 진리이고 정의다’... 미국이 의리 없고 하는 것은 웃기는 발언이다.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의리가 어디 있나? 당연히 우리도 그래야 한다.

나는 그래도 이 과정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은 믿음직스럽다. 사퇴 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그 사람은 결과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오면서 어뢰발언을 실질적으로 돌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 압박이 있는 가운데서 참 어려운 일이다. 나는 김태영을 참 높게 봤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마음에 안 드는 면도 있지만 믿음직하다. 최근 장병들 인터뷰 하는데 환자복 입고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 군복을 입고 나와야 한다. 그런 것의 실수는 있지만... 기분 같아서는 북한을 몰아붙여서 전면전도 불사한다는 식으로 가는 것이 우리 감정에는 맞지만 그럴 경우 결과가 얼마나 참혹할 수 있겠나? 파괴적이고 겉잡을 수 있다. 돌아가신 분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얘기지만 이것을 빌미로 북한을 옥죄면서 뱀처럼 지혜롭고 차가운 이성을 가지고 때리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자세라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에 레임덕이 올 거라고 많이들 한다. MB는 자기 임기 5년간 자신의 이미지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 와 있다. 저걸 어물어물하면 우스운 사람 되는 것이고, 국민의 정세에 맞게 때리면서 완전히 판을 깨지 않을 정도로 하면 이명박의 정책 이미지가 설 수 있다.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사회에 역사적 고비를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은 천운이다. 예를 들어 전두환이 12.6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사태를 장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자기의 본분을 알고 그 사태를 잘 처리해서 최규호한테 잘 밀어주고 보좌하면 국방부장관, 육군 참모창장 문제없이 했고 총리까지 했을 수 있다. 대통령까지 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위대한 군인 전두환이 됐을 것이다. 그 찬스를 광주사태 벌이고 잡아서 그렇게 우스운 사람이 된 것이다. 사람이 역사적 고비를 잡을 수 있을 때 그것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지혜와 식견이 있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28만원 재산 가진 초라한 전직으로 변해버렸다. 다 웃어버린다. 저 사람은 대통령 안 해야만 훨씬 좋았던 사람이다.

25. 끝으로 못 다한 말이 있다면?

저는 1960년 4.19 당시 대학교 1학년이었다. 엊그제 서대문에 있는 4.19회에 당시 부상당한 혁명동지회 사람들이 저를 4.19 50주년기념강연회 연설자로 초빙해 주셨다. 지금까지 4.19 당시 참여했던 대학생 중 4월혁명 정신을 변절하지 않은 12명 중 한 명으로 나를 뽑아줬다. 그 자체로 영광이다. 나는 4월혁명 정신으로 꾸준히 살아왔다. 4.19에서 비롯된 학생혁명이 6.29선언으로 마무리됐다. 6.29 선언은 우리나라의 기본적 민주주의를 회복한 것이다. 6.29선언은 NL, PD가 만들었는데 그때 전두환이 너무 세게 탄압했기 때문에 강경파가 된 것이다. 그들이 386이다. 그 후유증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극좌와 극우를 배제하고 중도라는 양 날개가 있어야 한다. 약간의 좌파, 우파. 그래서 북한을 잘 안하서 민족공동시대를 열어 가면 한국사람의 두뇌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공신력이 형편없는 것은 공천제도 때문에 그렇다. 이 때문에 유능한 사람이 우선 못 들어가는 것이다. 우스운 얘기로 사람들이 정치인이 공천신청을 하려면 자격시험을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돈 몇 십억 가지고 덤벼든다. 미국의 공천과정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공천과정을 잘 연구해 봐야 한다. 정치가 너무 사회 각 부문의 잉여가치에 영향을 많이 미치니 좋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 나는 항상 우리나라에서 가지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 서있다. 나는 무조건 불쌍한 사람, 가지지 않은 사람, 서러운 사람들 편이다. 그러면서 나는 굉장한 중도에서 좌파다. 그러나 정치적 메시지에 있어서는 좌파로 절대 안 간다. 나의 날개는 좀 다르다. 우리 사회가 그 문제만 잘 조정하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든 열린당이 잡든 우리 평민당이 잡든 논리적으로 따지면 다음번에 중도파가 정권을 잡게 된다. 한나라당은 극우로 더 가고, 저쪽은 극좌로 자꾸 가는 사람이 있으면 호충연합 사람들이 완만하게 나라를 끌어가는 화평의 시대가 한국에서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고 희망한다.

인터뷰어 : 박혜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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