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것은 고등학교 자체 기획으로 실시를 했다는 것과, 한 단위학교에서 실시한 행사인데 안양시내 중3학생들이 400 여명이나 대거 참여했다는 것이다. 학교에 찾아가니 아직도 학교 건물에는 ‘직업탐색의 날’이라는 행사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복도엔 ‘학생독립만세’라는 학생 작품같아 보이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아마 11월 3일 학생의 날을 앞두고 포스터 대회를 한 모양이다. (처음엔 10월26일 안중근 기념 포스터인줄 착각했었다.) 건물은 비교적 깨끗하게 운용되고 있었고 독서실이며 취업보도실 등 필요한 교육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취업보도실에는 자율면접실이 있어서 기존의 선배들의 입사면접현황과 유사한 상황을 연출하고 취업희망자가 답변을 하는 것을 화상으로 녹화하여 취업희망생들 스스로 자신의 장단점을 모니터링하는 시설을 구비한 것이 인상 깊었다.
‘교장이 차를 직접 타 주는구나’하고 작은 배려가 있는 분이고 권위주의는 없는 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충남 예산 삽교 보성초등학교 기간제 모 교사가 차를 내라는 등 고소를 하여 자살한 모 교장선생님이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기간제든 정교사든 여성에게 차를 타 내오라는 권위주위의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남성인 저 선생님은 차를 타고 있지 않은가? 이걸 남녀 차별로 이해해야 되는지 잠시 아픈 교육현장이 스쳐 지나갔지만, 권위주의를 탈피한 교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한 3시에 황광수 교장이 교장실에 도착했다. 교장실에는 고무장화와 꽃삽등이 있었지만 못 찍게 했다. 튀는게 싫으신 모양이다. 황교장은 모든 공을 다 교사들에게 돌리려고 애 썼다.
황광수 교장: “아이디어를 선생님들이 내셨고, 저는 열심히 해보시라고 격려하고 도울 것이 무엇인가 연구하고 지원만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중학교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하여 정말 하고 싶은 직업이 무엇인가 36개 직종을 선별하여 주변에서 말렸지만, 어려서 부터 중학생부터 자기 직업에 대해 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대학나오고 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데 이는 정말 아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주변의 반대를 무릎쓰고 선생님들을 믿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이내 김광욱 연구부장의 반격(?)이 이어졌다. 연구부장 김광욱: “(이와 유사한 경기도차원의) 지난 큰 행사가 안양에서 있었는데, (작은 일개 학교에서 되겠나? 하고)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으로 전격적으로 추진해보라고 지원해주신건 교장선생님입니다.” 이쯤 되면 (그들의 공로 치하에) 기자는 지겨워 진다. ‘아~ 누가 한 조직 아니랄까봐..’ 그러나 그 학교의 교직원들의 관계는 이미 가족을 넘어 끈끈한 상태였다. 필자가 그들의 끈끈한 패밀리쉽이 질투가 나서 얄밉게 꼬집어 물었다. 박상진 기자 “획기적으로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한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 성공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이 애썼다 이런 평이한 말 말구요.”
안명승 취업보도부장: “저희는 재학생들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먼저 했습니다. 학생이 필요치 않는 것을 저희가 열어 본 들 아무런 도움이 미래인재들에게 안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설문조사를 해서 미래인재들이 하고싶어하는 희망 직업을 요청받아서 맞춤식으로 행사를 진행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필자가 생각해도 고객이 원하는 니즈에 맞춘다면 그것이 성공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광욱 연구부장:“노동부와 교과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지원해주신 노동부와 교과부와 경기도 교육청에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에서는 이런 아이디어를 내준 선생님과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면 추진하라’는 교장선생님의 결재와 발로 뛴 여러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고 일선 중학교 선생님들 중 진학 지도에 고민을 함께 해주시고 참여토록 긍정적으로 해주신것에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필자가 한마디 거들었다. 박상진 기자:“ 사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기획과 추진을 할 수는 있지만 이런 대단한 성과-중학생이 400여명이나 참여한다는 것- 지역내에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그만큼 어린 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는 있지만 해소할 곳이 없었고 이것을 귀교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준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대학교에서 이러한 취업설명회를 본 적은 있습니다만, 중학생을 대상으로는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군요.“
박상진 기자:“교장선생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학생들의 미래직업 탐색의 날이 이렇게 성황리에 이루어졌으니 귀교가 미래직업 탐구에 대한 지정학교가 되길 바랍니다. 노하우가 있으니 지금까지도 정부 해당부서의 지원이 있었지만, 조금 더 지원이 된다면 좋은 공교육의 모델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지속적으로 주시길 바랍니다.” 황광수 교장: “ 저희 학교는 전문계고교로 취업을 우선시 하지만,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림팀’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선생님들의 건강이 걱정이 될 정도로 정말 열심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황교장의 작은 눈에서 빛이 났다. 취업과 진학에 대한 수십년간의 수 많은 고민을 통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듯 하다. 이 학교는 43년 전통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예전엔 충남 안면도 등 지방에서도 유학을 왔다고 한다. 필자는 서울로 돌아오면서 의문을 갖게 되었다. “경기도 구리, 파주, 동두천 보다 더 교통이 좋은 천안 온양의 학생들이 다닐 순 없을까?" 현재는 같은 지역 도 내에서만 전문계고교의 진학이 가능하다. 기숙사 건립 등을 유수의 기업에서 지원하고 정부에서 지원한다면 저토록 노력하는 공교육 현장이 더더욱 발전하게 되고,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을 나와서 노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고학력 무직자 현실에서, 실질적인 취업에 대한 대책이 되지 않겠나 하며... 끊었던 담배를 피워 물었다.'아직 세상은 [현실과] 멀었는가?' 공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설 것이다. 한편, 안양역 앞에는 15년째 투쟁중이라는 흉물스런 건물이 서 있고, 분양자들이 토지주에게 하소연하는 글귀의 현수막이 붙어 안타까웠다. *취재 후기 필자는 이 행사가 있는 것을 9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미래직업박람회’에서 만난 근명여자정보고교 이강윤 선생을 만나면서 알게 되긴 했지만, 저렇게 지역의 미래 인재들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미래직업박람회’에서 명함을 돌리며 이 부스 저 부스를 돌아다니는 50대 남자가 눈에 띄었다. ‘영업하러 온 사람인가 보다’하고 지나쳤다. 그러던 그를 다시 또 마주치게 되었는데 가까이에서 말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저는 안양에 근명정보여고에 선생인 이강윤입니다. 저희 학교는 전문계 고교이고 학생들의 취업과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저희 학교 자체 행사로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 탐색의 날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전문직에 있는 강사분을 10월 30일에 보내주실 수 있는지요?” 미래직업박람회라는 큰 행사를 각자 맡은 부스에서 바쁘게 진행하던 해당 교육기관의 담당자들은 다들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큰 행사도 아니고 일개 고교행사에 우리가 어떻게..지원을...’하는 표정들이었다. 필자는 갑자기 내 고교 시절이 떠올랐다. ‘어릴 때부터 직업에 대해 고민하지만 실질적으로 누군가 현재 그 전문직에 있으면서 직접 와서 우리들에게 설명을 해준적이 없구나, 아~! 정말 좋은 기획이다.‘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이강윤 교사는 하소연을 하였다.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직업 정보를 주고 싶은데, 현장의 전문가를 초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달 째 구하고는 있지만...”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필자는 이 선생에게 약속을 했다. “구해지지 않는 강사진은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구해드리겠습니다. 사람을 만나는게 제 직업이니 많은 이들을 알고 있고 뜻 깊은 취지이니 많은 도움이 있을 것입니다. 정말 좋은 취지네요.”라고. 이 선생은 한달전부터 여기저기 전화하고 찾아다니며 부탁을 해서 모두 다 섭외를 했고 한두 분야는 미정인데 도움을 요청해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소개해줬다. 하지만, 어떻게 일개 고교에서 이렇게 큰 일이 이루어졌을 수 있을까? 중학생 400여명이 참석해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군에 대해서 전문가와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 한 학교에서 이루어졌다는데 대해서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행사가 있던 10월30일엔 취재를 안 갔지만, 이런일은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학교로 찾아가게 되었다. 뉴민주닷컴 박상진 기자 <저작권자 ⓒ 뉴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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