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부산 신당은 성공할 수 있다

<공희준 칼럼> 영남신당은 노대통령에 대한 모함이 아니다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7/05/09 [18:31]

노 대통령의 부산 신당은 성공할 수 있다

<공희준 칼럼> 영남신당은 노대통령에 대한 모함이 아니다

뉴민주닷컴 | 입력 : 2007/05/09 [18:31]

속이 뜨끔했던 모양이다. 늘 공격만 일삼던 청와대가 정동영-김근태 듀오가 영남신당 창당의혹을 제기하자마자 거칠게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방어자세를 취했다. 모함이란다. 억울하단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모함으로 흥한 자 모함으로 망한다. 노무현과 영남친노세력은 남들이 자신을 모략중상한다고 하소연하기에 앞서 과거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음해하고 비방한 죄과부터 반성해야 마땅하다.

 

한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노무현 정권이 영남신당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 모함으로 들리지 않는다. 노무현에 대한 오판의 공통점이 있다. 동기와 스타일을 문제삼았다는 것이다. 결론을 미리 정해두는 연역적 사고방식과 통하는 측면이 크다. 노무현의 행보를 간파하려면 귀납적으로 판단해야 옳다. 주어진 팩트를 관찰함으로써 다음 순서를 예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노무현은 2, 4, 6, 8 식으로 움직인다. 순열을 고려하면 그는 분명 10으로 향한다. 대개의 평론가들은 노무현을 예측불허의 정치인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틀렸다. 노무현만큼 일정한 패턴에 입각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물도 드물다.

 

고건 밟고, 손학규 밟고, 정운찬 밟고, 김근태 밟고, 정동영 밟고. 현재까지 드러난 이동경로다. 짓밟힌 대권주자들은 한결같이 비영남권 출신이다. 개혁성과 도덕성이 기준이라는 설명은 순전히 헛소리다. 그게 진짜 잣대였다면 한나라당에서 출세가도를 달려온 김혁규부터 까야 합당하다. 웬걸, 김혁규는 노무현이 총애하는 대통령 후보자로 손꼽히며 영남친노들 사이에서 신나게 세력권을 넓히는 중이다.

 

노무현은 항변한다. 자기는 대선에서 져도 좋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노무현의 트레이드마크인 선택적 기억상실증이 재발한 모양이다. 승리보다는 철학과 노선이 소중하다고 숱하게 강조해온 당사자가 바로 노무현 아니던가? 찬찬히 곱씹어보니 져도 좋은 게 노무현의 입장은 아니다. 져야만 좋다. 즉 한나라당이 집권해야만 노무현이 애지중지하는 다당제구도가 형성될 기틀이 마련되는 셈이다. 노무현은 진보개혁진영 전반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진보개혁진영 전체에서 자파의 지분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영남신당 이야기만 나오면 화들짝 놀라는 이유가 뭘까? 정답은 하나다. 자신감이 부족해서다. 한미FTA 강행하면서 농민들한테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눈알을 부라린 양반께서 왜 정작 본인은 계속 소심한 모습만 보이는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노짱! 제발 자신감을 가지시고 자유무역협정 때 과시했던 뚝심과 소신을 발휘해 영남신당을 밀어붙이세요. 한나라당이 정권을 탈환하면서 폭삭 거지꼴을 하게 될 진보개혁진영의 미래를 감안하면 노무현표 영남신당의 제1야당 등극은 따놓은 당상이랍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에조차 터무니없이 미치지 못하는 빈약한 숫자의 의석만으로도 ‘수석야당’의 지위를 차지할 절호의 기회랍니다. Believe Yourself!

 

무릇 정당의 경쟁력은 유권자들 귀에 쏙 박히는 친근한 약칭에서 비롯된다. 영남신당, 약하다. 임팩트는 부산신당이 최고다. 줄이면 부신당. 눈부신당이라 홍보하며 선거유세하면 괜찮을 듯싶다. 선대위원장으로는 머리카락 부실한 김병준씨가 제격이겠다. 반대편에서 개혁 부신당, 진보 부신당, 서민 부신당, 경제 부신당, 나라 부신당으로 폄하하겠지만 그 정도 리스크도 감수하지 못하면 원칙과 상식을 중시하는 바보 노무현이 아닐 터. 각하께서는 제발 자신감을 품고 영남친노신당 창당작업에 매진하시기 바란다.

 

<공희준 / 빅뉴스 칼럼니스트>

[중도개혁 통합의 힘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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