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후보 이명박의 건투를 빈다

<공희준 칼럼> 노무현과 이명박은 적대적 공생관계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7/06/20 [10:09]

친노 후보 이명박의 건투를 빈다

<공희준 칼럼> 노무현과 이명박은 적대적 공생관계

뉴민주닷컴 | 입력 : 2007/06/20 [10:09]

대한민국 최강의 반노집단은 어디일까? 한나라당? 조선일보? 강남아파트 부녀회?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 제일의 반노집단은 서역국(친노성향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이다. 국민원로의 지적을 접한 이들은 분명 고개를 갸우뚱할 듯싶다. 서역국이 반노집단이라니?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정권이 나눠주는 국물이 탐이 나서든, 노무현의 현란한 말장난에 녹아났건 서역국에 서식하는 경상도 노빠들이 동기에 있어 친노세력임은 틀림없다. 결과를 놓고 이야기하자. 서역국만큼 노무현 정권을 말아먹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적 반노집단이 있으면 결과적 친노세력도 반드시 존재할 터. 결과적으로 노무현을 이롭게 만들 정치세력은 누굴까? 현재까지의 정세를 종합하고 개괄하면 이명박 캠프다. 대권도전을 선언했거나 앞둔 정치인들 중에서 집권 이후 노무현에게 가장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두관, 김병준, 신기남, 이해찬, 유시민 등이 동기의 친노주자다. 문제는 그들에게 동기의 친노를 결과의 친노로 바꿀 능력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반해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철저한 결과의 친노주자다. 이명박 정권의 등장은 노무현이 애타게 소망하는 친노세력의 정치적 생존에 적합한 조건을 제공할 게다.

 

예컨대 누가 정권을 잡든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즉시 경쟁후보자의 선거자금 출처를 조사하기 마련이다. 조사대상에는 전임정권의 정치자금 조달과정도 포함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으로 이례적인 경우다. 그는 정치자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을 테니까. 아니 못할 테니까. 까면 깔수록 자신부터 손해인 걸. 노무현 정권 수뇌부의 퇴임 후 신변안전은 일단 보장되는 셈이다.

 

영남친노의 독자세력화에도 이명박 정권은 편안한 환경을 선사한다. 노무현 정권의 국정파탄이 이명박 집권의 일등공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상당수의 영남유권자들이 김대중-노무현 커넥션을 여전히 의심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정권탈환은 경상도 주민이 노무현의 진정성을 인정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김대중 끄나풀이라는 누명에서 벗어난 영남친노들은 영남지역에서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전환점을 비로소 확보할 전망이다. 전라도로부터 정권을 되찾아준 고마운 은인이므로.

 

이제는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국민들마저 친노세력을 대변할 대통령 후보의 독자출마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동기의 친노만을 주목하는 건 단견이다. 좀더 시야를 넓혀 결과의 친노까지 광의의 친노세력 범주에 포함시켜야 옳다. 친노세력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는 이미 나타났다. 나타난 것만으론 모자라 지지율 1위를 장기간 질주하고 있다.

 

부부싸움만 칼로 물 베기가 아니다. 노무현과 이명박 진영의 날선 공방도 실제로는 칼로 물 베기의 일종이다. 동족상잔의 탈을 쓴 근친상간이야말로 노무현 대 이명박, 혹은 이명박 대 노무현 싸움의 실체다. 이명박이 검증의 덫에 걸리자마자 노무현의 대선개입은 본격화됐다. 이와 더불어 여론의 무게중심 또한 이명박 성토에서 노무현 비판으로 옮겨갔다. 이명박이 감당해야 할 곤장의 절반 이상을 노무현이 자청해 맞아주는 형세다. 확실히 노무현은 두 얼굴의 사나이다. 국민한텐 놀부고, 이명박에겐 흥부다.

 

영남 B급 인재끼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는 모양이다. 적반하장의 달인답게 이명박이 곤장을 들고 노무현을 때린다. 그러나 국민은 안다. 노무현의 이명박 때리기가 사랑의 매고, 이명박이 노무현을 겨냥해 날리는 펀치에는 체중이 실려있지 않음을. 노명박 그들은 스스로를 자해하는 고육지계를 마다하지 않은 채 경상도 비주류들 사이의 평화적 정부이양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정치는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결과적 친노후보가 진짜 친노후보다. 친노해찬, 친노시민, 친노명숙, 친노두관 전부 가라지고 깃털이다. 알곡 친노후보는, 몸통 친노후보는 이명박일 확률이 높다. 친노명박? 어감 괜찮다. 이명박에 썩 잘 어울리는 별명 아닌가? 노무현 명예박사의 약자인 노명박이 사람들 입에 착 달라붙는 것처럼. 이명박과 노무현이 가수였다면 같은 무대에 올라 상대방의 히트곡을 번갈아 립싱크로 노래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리라. 이명박을 보면 노무현이 떠오르고, 노무현을 생각하면 이명박이 연상된다는 국민들 숫자가 엄청나게 폭증한 시점이다.

 

노무현이 물불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 설치고 다녀야 이명박의 역할과 활동공간이 생긴다. 이명박 입장에서 노무현의 발악은 박근혜의 추격을 따돌릴 절호의 호재다. 한나라당의 대동단결을 주장함으로써 비 오듯 쏟아지는 검증의 화살을 피해갈 수가 있는 이유에서다. 노명박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 이명박의 용꿈도, 노무현의 제3의 전성기도 모두가 만사 물거품이다. 따라서 철통같은 보안이 요구되는 엄중한 시국이었다. 거성 박명수가 명박 노무현의 미래였을까? 방정맞은 노무현의 혓바닥의 구제불능의 자아도취를 이기지 못한 나머지 부주의하게 천기를 누설하고 말았다. 차기 대통령은 노명박 만큼만 하라는 호통개그를 국민에게 선보인 것이다.

 

‘노명박론’의 설득력과 신빙성을 얻으면서 이명박 대세론에 적신호가 켜졌다. 노무현-이명박 연합을 깨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반격은 궁정쿠데타 형식을 빌려 친노세력 내부에서 시작되었다. 김혁규의 이명박 위장전입 폭로는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단독플레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김혁규의 타깃은 실은 이명박이 아니라 노무현이었다. 청와대의 이명박 밀어주기에 노골적으로 불만과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이 인구에 회자되면서 김혁규의 동교동 출입과 DJ찬양이 부쩍 잦아졌음을 주목하기 바란다.

 

그나마 김혁규는 빨리 눈치를 챈 편에 속한다. 김병준과 신기남 부류의 덜 떨어진 인간들은 노무현이 자기를 지원할 거라는 황당무계한 착각에 사로잡혀 17대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해찬? 그는 비공식 이명박 선대본부장에 불과하다. 이명박을 비토하는 충청도표가 한 곳에 몰리는 사태를 본인이 충청출신임을 내세워 사사건건 방해하려 들 게다.

 

노무현 입에 지퍼가 채워지면 이명박은 대권드라이브를 추진할 동력의 8할을 상실하고 만다. 노무현이 반신불수 상태에 빠지는 순간 이명박의 건강에도 빨간 불이 들어온다. 고전적 순애보의 서사구조가 반복되는 경우다. 사랑하는 연인들 가운데 한쪽이 죽으면 다른 한쪽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나는. 노무현과 이명박은 운명공동체다. 그들의 정치생명은 서로를 간절히 필요로 한다. 이명박은 오는 12월 19일 투표일까지 노무현의 저렴한 입놀림이 필요하고, 청와대에서 물러난 다음의 노무현은 이명박의 형편없는 도덕성이 필요하다. 악어와 악어새를 능가하는 역겨운 공생관계다.

 

노무현의 친노명박 띄워주기가 성골을 거둘 지는 미지수다. 정치감각 떨어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노무현의 입에 자꾸 재갈을 물리려 시도하는 탓이다. 이명박으로서는 아둔하기 짝이 없는 선관위의 멍청한 결정이 얼마나 미울까. 정권 잡으면 먼저 선관위원들부터 조질 터. 그러므로 대통령의 정당한 발언권 운운하며 노무현의 ‘구라의 자유’를 옹호하는 녀석들은 동기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명박사랑 회원으로 분류되어야 마땅하다. 오마이뉴스 대문을 어느 결과적 명빠의 글아 장식하고 있더라. 오연호 당신 벌써 이명박한테 줄 선 거야?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386 떨거지들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 역시 노빠는 명빠라니까. 태그 : 

<공희준 / 빅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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