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원래 뿌리찾아 갔지만, 손학규는,,,"이인제 의원 <프리존뉴스 인터뷰> "손학규는 범여권 후보가 되지 못할 것”이인제 민주당 의원 인터뷰
(대담 : 프리존뉴스 강길모 대표) “지난 총선이 가장 힘들었다” (강) 의원님의 정치역정은 한마디로 ‘파란만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의 정치 인생에서 의원님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 정계에 입문한 후 20년간 제가 파란만장한 역정을 거쳤습니다. 한순간 한순간이 잊을 수 없는 순간들입니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2004년 총선입니다. 제가 치룬 가장 절망적인 선거였습니다. 제가 2002년에 대통령이 되는 줄 알고 고향에서 저를 밀어줬었는데.. 탈당해서 외톨이가 된 저에 대해 유권자들은 냉소적이었습니다. 탄핵 역풍까지 있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노무현 정권에서 저에게 누명을 씌워서 신문-방송에서 제가 부정한 사람인 것처럼 허위 보도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 고향의 유권자들이 저에 대해 실망하고 분노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열린우리당의 신인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두배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난 적도 있습니다. 당선도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모든 걸 다 버리고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총선에 임했습니다. 놀랍게도 주민들이 저를 당선시켜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강) 당시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결국 결백한 걸로 판명됐었죠? (이) 그렇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제게 뒤집어씌운 것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실 그런 경우에 ‘돈을 안받았다’는 걸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검찰은 저의 옛 보좌관이 모두 자기가 썼다며 진실을 말하는데도 나를 정치적으로 생매장하기 위해 밤새 그를 협박하여 허위사실을 조작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변호사들이 그 돈의 행방을 찾아냈고, 완벽하게 무죄를 입증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독자출마는 경선 불복이 아니었다” (강) 의원님이 신한국당 경선 이후 독자 출마를 강행하셨던 지난 97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신다면? 그때의 경선 불복 결정을 후회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이) 저는 경선 결과를 흔쾌히 수용했었습니다. 그러나 경선 이후 55%에 달했던 이회창 후보 지지율이 7%로 급락하는 위기상황이 발생했고, 많은 분들이 ‘후보 교체’의 당위성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수 국민들이 후보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지역패권세력인 영남민정계가 자기들의 권력욕을 위해 ‘부실한 후보’를 지탱해줬을 뿐입니다. 독자출마 결정은 그때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내린 결단이므로 지금 다시 생각하는 건 의미 없을 듯 합니다. 당시에 김영삼 대통령도 저를 세번이나 불러서 독자출마를 만류했으나 저는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하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끝없는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이었고, 그로 인해 져야 할 어떤 책임도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강) 대선 이후 98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와 당대당 통합을 하셨었죠? 당시 의원님을 지지하던 일부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민신당을 계속 하셨으면 좋았는데 DJ진영에 왜 합류했을까’라며 안타깝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만.. (이)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선 끝나고 10개월간 국민신당을 계속 했습니다. 그 사이에 지방선거가 있었고 국민신당도 후보 100여명을 냈습니다. 그러나 제 고향인 논산시장 빼고는 다 낙마했습니다. 막상 대선이 아닌 선거를 해보니까 지역기반 없는 정당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죠. 결국은 국민신당에 있던 8명의 의원들이 모두 한결같이 ‘명분은 좋으나 현실적 지지기반이 취약한 국민신당을 끌고 가기 힘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도 본질적으로 ‘민주세력’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까 국민회의와 합당하는 게 좋겠다는 논의 끝에 그런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87년에 양김 분열로 인해 갈라졌던 민주세력이 부분적이지만 재결합한 것이 98년 10월에 있었던 국민신당-국민회의의 정치적 통합이었습니다. “DJ가 경선에 개입할 줄 몰랐다” (강) 그 당시 DJ 진영과의 통합을 선택하신 후에 너무 DJ를 믿으신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당시 동교동계와 DJ가 의원님을 후보로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소극적으로 움직이시지는 않았는지? 권력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다 일찍 DJ와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독자적으로 싸우셨어야 하는데 너무 의존하신 게 아닌지요? (이) 저는 DJ를 의지하거나 의지하지 않는다는 생각 자체를 안했습니다. 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습니다. 민정계가 전력을 다해 뛰는 와중에도 민주계의 수장인 YS가 아무 역할도 안한 것이죠. 국민의 지지를 내가 받는 와중에 민정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에도 김 전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현역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키는 게 정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당연히 국민들과 당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대통령의 권력이 경선판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선 직전까지도 제가 국민들과 당원들을 상대로 노무현 후보보다 3-4배에 해당하는 지지를 얻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선판에서 정체불명의 충격이 가해지면서 모든 걸 다 뒤집었습니다. 어떤 힘이 그렇게 매체를 동원하고 잔잔한 호수에 바위가 떨어져서 파란을 일으키는 현상을 만들었을까죠? 실체는 알 길이 없으나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회창은 나 때문에 진 것이 아니다” (강) 당내 경선에서 지면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안이 현재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이인제 방지법’이라고도 하는데요. ‘명백히 민주주의 정치에 어긋나는 법이고 국민 선택권을 제한하는 법’이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법에 대한 의원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이) 난폭한 짓을 하는거죠. 그 법은 명백한 위헌입니다. 서울대 법대 정종석 교수가 신문에도 그건 위헌적 법률이라고 칼럼을 쓴걸 읽은 적이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국민 주권을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반민주적인 법입니다. 그런 법을 만들어놓고 ‘이인제방지법’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강아지를 발길질해도 동물학대죄로 처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터무니없는 반민주적 법을 만들어서 멀쩡하게 살아있는 정치인을 상대로 난폭한 인격살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마치 97년에 이인제가 경선에 불복하는 바람에 정권을 못 잡은 거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자신들이 97년의 집권 실패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국민의 지지가 약한 후보를 영남지역 패권세력들이 어거지로 후보로 만든 것이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치명적 결함을 가진 후보를 결함을 감추고 후보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걸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후에도 국민들이 외면하면 후보가 사퇴하는 게 최선이고, 사퇴를 안하면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교체를 해야 합니다. 그게 결정적 잘못이었습니다. 2002년 대선 결과를 보십시오. 그때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불복한 사람 하나 없이 여당과 일대 일 구도 하에서 싸웠는데도 졌습니다. 국민의 심판이 끝난 후보를 아무 반성도 없이 또 내놨기 때문에 패배한 것입니다. 이인제가 껴들어 2:1 싸움이 되는 바람에 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1대1 싸움에선 왜 졌습니까? 진정으로 깨달아야 할 교훈은 다 숨겨놓고 모든 걸 다 이인제에게 덮어씌우고 있는 것 아닙니까? “경선 이후, 돌발 사태땐 당연히 후보 교체해야” (강) 현재 한나라 경선에서 검증 문제로 논란이 많습니다. 의원님의 논리 흐름대로라면 사전 검증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한나라당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후보가 경선을 통과했는데 검증국면에서 지지율 폭락하면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 당연합니다. 올림픽에 나갈 국가대표 선수를 뽑았는데 치명적인 병이 있으면 선수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국민의 지지가 폭락하면 바꾸는 게 민주주의의 원리입니다. 지금 한나라당 검증의 문제는 언론이 검증을 외면한다는 것입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언론이 취재를 해서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거쳐 검증이 끝나야 하는데 강력한 취재력 있는 언론들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국무총리 지명자 반대할 때 보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들춰내더군요. 대통령은 총리보다 더 중요한 자리 아닙니까? 의혹이 제기되면 언론이 취재력 동원해서 검증하는 게 언론의 도리입니다. 언론이 이걸 안하니까 후보들끼리 저렇게 감정싸움만 하고 있는 것이죠. (강)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하시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그분도 국민들 중 한분이시니까 현 시국을 보고 의사표시하시는 건 그분의 자유겠죠. 특별한 생각은 없습니다. (강) 2002년 대선 직전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셨는데요. “노무현 급진세력 집권이 싫어 이회창 지지” (이) 그 당시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과 단일화해서 노 후보의 집권이 현실화된 시점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급진좌파 노선으로 알려진 노무현 후보의 거품이 다 빠지고,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압승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에 남아 중도개혁주의자로서 계속 야당 생활을 하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급진 노선의 노 후보가 전혀 공통점도 없는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하고, 그 여파로 대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10%p 이상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급진좌파 노선이 국가경영을 맡을 때 어떤 위험이 닥칠지를 고민하다가, 전 그 책임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노선과 헤어진다고 결심하고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당시 제가 이회창 후보나 한나라당을 지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사실상 다른 선택이 없었기에 개인적으로 ‘이회창 후보를 찍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입니다. (강) 현재 민주당은 범여권 신당 참여는 꺼리고 있지만 후보단일화에는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범여권 신당에는 노선이 불투명해 보이면서도 노무현 정권과 유사한 급진-좌파노선의 추종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몽준-노무현의 야합적인 후보단일화와 마찬가지로 노선상 서로 분명히 다른 상태에서 민주당이 후보단일화 얘기를 먼저 꺼내는 건 지금 의원님의 논리에 비춰서도 모순이라고 생각하시지 않으시는지요? “중도개혁노선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된다” (이) 이번 대선의 본질은 한나라당이라는 보수세력이 집권하느냐, 개혁세력이 집권하느냐의 갈림길입니다. 그런데 개혁세력이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원래 이 개혁세력의 주도권은 중도노선에 있었습니다. 제가 2002년에 중도개혁세력의 대표로 후보가 됐어야 하는데 급진-좌파가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그는 당선 이후 민주당을 쪼개 열린우리당을 만들어서 ‘급진적 개혁’을 추구하다가 실패하고 국민의 반감을 샀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주당은 ‘중도개혁노선으로 다 와서 다시 개혁세력을 결집하자’고 주장해 왔습니다. 개혁에 대해 소극적인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미래가 없으니까 올바른 개혁정권을 세우자는 게 일관적 주장입니다. 그간 개혁세력의 재편을 놓고 논란이 많았는데 민주당 중도개혁노선이 통합주도권 쥐는 것 같다가 갑자기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민주당은 외톨이 신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중도개혁 노선의 민주당이 12월 대선에서 한나라당 집권하도록 방치할 수야 없는 일입니다. 남은 길은 딱 하나입니다. 선명한 중도개혁주의 깃발의 독자후보를 내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 가운데 60%는 개혁을 추구하는 성향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미 실패로 끝난 급진적이고 좌파적인 개혁성향 주자보다 우리 민주당의 중도개혁성향 주자에게 국민들의 지지가 몰리다 보면 결국은 중도노선 중심으로 세력도 통합되고 후보도 단일화될 것입니다. 개혁세력 내에 좀 급진적이고 좌파적인 사람이 있어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단, 헤게모니를 우리 중도세력이 가지면 되는 것이죠. (강) 결국 민주당이나 의원님이 궁극적으로 추진하시는 후보단일화는 ‘민주당 후보로의 단일화’라고 해석해야겠군요. (이) 각 진영에서 후보들이 각각 선출되면 12월초까지 국민들의 지지가 형성되겠죠. 그때 중도노선의 민주당 후보가 급진노선 후보보다 높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면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아서 잘못된 노선 수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압력 때문에 민주당 중도노선 후보 중심으로 단일화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다 포기하는 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조중동이 민주당에 반DJ를 선동하고 있다” (강)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의원님이 주장하시는 그런 노선 대립 구도는 올바른 방향설정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저는 그를 위한 결정적 걸림돌이 DJ라고 보는데요. 현재 DJ는 노선을 무시하고 ‘반 한나라당’만 중요하고 그 아래 다 모이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박상천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해 압력을 가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의원님이 추구하시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DJ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이) 저는 DJ가 어떤 의중을 갖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직접 DJ가 국민들 앞에 나서서 말씀하신 것이 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SBS 인터뷰에서 DJ는 ‘분명히 민주당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가진 민주당이 아니고 오히려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대통합 하자는 국면으로 발전된 상황입니다. DJ의 의중이나 영향력이 어떻게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나 그것과는 무관하게 국민들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50년 전통의 민주세력의 정통성과 중도개혁주의를 내세운 민주당이 선명한 깃발을 가지고 후보를 내고, 그 후보가 열린당 계열의 후보보다 지지도가 높다면 민주당의 중도개혁노선 중심으로 개혁세력 통합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DJ도 반대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저는 언론, 특히 조-중-동이 민주당에게 ‘반 DJ’를 선동하는 현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신문들은 민주당이 개혁세력 내에서 중도노선 중심으로 통합하자고 할 때에는 민주당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범여권의 종속변수 중 하나로 취급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열린우리당만 부각시켜놓고서 이제 와서는 민주당을 ‘반 DJ’로 설정해놓고 있습니다. 이는 개혁세력 전체를 분열과 반목으로 몰아넣어서 한나라당 집권을 도와주겠다는 의도인 듯 합니다. 이젠 조중동도 그런 속보이는 책동을 멈춰야 합니다. 민주당은 그런 함정에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중도개혁세력 중심으로 통합을 해서 진정한 개혁정권을 세우는 걸 목표로 할 것입니다. “손학규는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없다” (강) 의원님이 추구하시는 중도개혁세력 집권에 있어서 또 하나의 장애물은 손학규 전 지사인 듯 합니다. 현재 범여권 후보들 중에서 비교적 지지도가 높은 손 전 지사도 ‘중도개혁’성향의 주자로 부각되고 있기에 민주당의 잠재적 지지층을 잠식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이)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는 손 전 지사가 처음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 그가 정말 노선 때문에 고뇌하다가 탈당했다면 분명한 선택을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신이 중도개혁 노선이라고 생각했다면 민주당에 입당했어야 합니다. 진보노선이라면 열린우리당에 갔어야죠. 민주당-열린우리당과도 다른 제 3의 노선이라면 독자 노선으로 가서 독자 후보가 된 후 투쟁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결국은 저런 잡탕식 신당에 가서 후보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이 거기에서 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설령 후보가 된다고 해도 그쪽은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연장이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또 지금 보이는 지지율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분은 2년 전부터 이명박 전 시장 및 박근혜 전 대표와 비슷한 비율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시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국민 여론이 그 정도라는 건.. 그다지 의미가 없는 지지도라고 봐야죠. (강) 경기지사 경력에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는 점 등.. 의원님과 손 전 지사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나야 원래 같았던 뿌리찾아 갔지만, 손학규는....” (이) 경기지사 경력 빼고는 같은 게 별로 없습니다. 그분의 노선이 중도개혁주의와 비슷한 것 같기는 한데.. 그분의 지금 행태를 보면 노선에 얼마나 충실한지 의문입니다. 저는 97년에 신한국당에서 아무 이의 없이 경선을 완주했고 결과에 승복했던 사람입니다. 다만 그 뒤에 전혀 다른 정치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국민의 요구도 있었고, 권위주의 세력인 민정계가 주도하는 당, 그 사람들이 이미 국민이 외면한 후보를 끝내 고집하는 상황 때문에 저는 평소 주장하던 세대교체론을 가지고 나와서 국민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 양김 분열 이전에 통일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 갈래인 국민회의 와 정치적 통합을 하고, 중도개혁주의를 내세운 새천년민주당의 창당 주역으로서 오늘에 이르른 사람입니다. 반면 손학규 후보는 경선에서 그토록 경쟁을 하다가 탈당 직전까지도 ‘난 벽돌이 아니다’며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더니 갑자기 경선 규칙에 불만 표시하다가 탈당을 했습니다. 본인의 말대로 노선에 충실해서 탈당한 것이라면 그 노선을 따라갔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강) 잠깐 쉬어가는 의미에서 여쭙겠습니다. 상당한 바둑 고수시라고 들었습니다. 예전에 이창호 9단을 상대로 넉집 접바둑을 둬서 이긴 적도 있으시죠? (이) 그게 제가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97년이었습니다. 이창호 9단에게 넉점을 깔고 한집을 이겼는데, 그건 이창호 사범이 고생하는 도지사를 위해 딱 한집을 져준 것입니다. 제가 실수를 하면 이창호 9단도 일부러 쉬운 실수를 하더군요. 그때 이창호 9단의 나이가 어렸는데도 그런 큰 도량을 가진 것을 보고 역시 ‘큰 인물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 다른 취미활동은 안하시는지요? (이) 저는 자전거를 많이 탑니다. 우리 집에서 국회까지 26km입니다. 탄천과 한강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타고 옵니다. 등산도 좋아합니다. 골프도 예전엔 가끔 쳤는데 요즘엔 거의 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 골프 핸디는 어느 정도이신지요? (이) 보기 플레이어 정도입니다. 드라이버도 예전에는 240미터 정도 나갔었는데 요즘에는 220미터 정도로 줄었습니다. “조순형 의원, 큰 역할을 해 주실 것” (강) 최근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셨습니다. 당내 경쟁자로서 이분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다면? (이) 그분은 일관적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오셨을 뿐 아니라 매사에 사리가 바른 분입니다. 한번도 굴절과 타협 없이 원칙만을 지켜온 분이죠. 조 의원의 선친인 조병옥 박사께서 민주당의 기초자 중 한명이십니다. 조 의원이 대를 이어서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활약하고 계십니다. 나라가 이렇게 어지러우니까 많은 분들이 그분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 민주당이 극도로 고립되고 위축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순형 의원이 큰 역할을 해주시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경선을 할텐데요, 다른 당의 경선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조순형 의원, 김영환 의원, 저, 김민석 의원 등이 출마할텐데 우리 중에서 검증에 걸릴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저는 이미 수차례의 검증을 거쳤고 누명까지 썼으나 결백이 밝혀졌습니다. 우리는 오직 비전과 정책과 전략을 놓고 당원들과 국민의 심판 받을 것입니다. 선의의 아름다운 경선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조순형 의원과 저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선택에 따를 것입니다. 누가 되더라도 중도개혁노선의 승리를 위해 빛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습니다. (강) 추미애 전의원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 안하나요? (이) 저쪽(신당)으로 가는 것이 확정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강) 의원님이 경선에서 승리하실 확률은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요? (이) 제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직접 나서서 그동안의 오해도 풀어드리고 대통령 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들을 제시한다면 중도개혁노선의 선명한 대표로서 선택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강) 월간조선 5월호에 나온 여론조사를 보니까 ‘차세대 충청권 맹주’로 의원님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충청권 맹주’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지요? (이) 3김시대를 끝으로 지역맹주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제는 지역맹주가 생겨서도 안되고, 지역이 특정인에게 종속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모든 정치인들은 자기가 추구하는 노선과 가치, 그리고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정치인의 고향 지역에선 좀더 지지를 받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특정 지역을 볼모로 잡아 기득권을 추구하는 발상은 배격의 대상이며, 정치적으로 죄악입니다.
<저작권자 ⓒ 뉴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이인제 관련기사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