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그리고 안철수
당신이 진정한 국민의 왕이고 대통령이다”

올 한해 우리는 스크린과 현실에서 각각의 진정한 왕과 대통령을 만났다

강성태 기자 | 기사입력 2012/11/27 [14:38]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그리고 안철수
당신이 진정한 국민의 왕이고 대통령이다”

올 한해 우리는 스크린과 현실에서 각각의 진정한 왕과 대통령을 만났다

강성태 기자 | 입력 : 2012/11/27 [14:38]
▲ 사진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스틸컷.                                                                                    © 뉴민주신문
“나는 왕이 되고 싶소이다. 하지만 나 살자고 누군가를 죽여야 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가 또 죽어야 한다면, 그렇게 사람 목숨을 장기판의 졸처럼 대하는 것이 왕의 길이라면 나는 싫소. 내 꿈은 내가 꾸겠소.”
 
올 한해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명대사 가운데 한 구절이다. 천만관객이라는 흥행돌풍과 대종상 15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이 영화는 연말 대선과 맞물리면서 더욱 더 화제의 중심이 됐다.
 
여기서 오버랩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얼마 전 스스로 대권의 꿈을 내려놓은 안철수다. 그와 영화 속 왕의 대역인 하선과는 참 닮은꼴이 많다. 하선이 허균을 향해 왕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것처럼 안철수 그 자신도 썩어빠진 정치개혁을 위해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던 것이 그러하다.
 
그 자신보단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기꺼이 왕이 되려한 것 역시 똑같다. 왕이 되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허균의 말에 그 길을 포기하는 하선처럼 그도 행여나 국민들이 다칠까봐 자신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 문재인에게 양보 아닌 양보를 한 것도 닮은꼴이다.
 
무엇보다 섞어빠진 정치판을 개혁하려했는데, 문재인과의 담판 과정에서 그 패거리들이 보여준 구정물에 환멸을 느끼고 자리를 내려놓은 것이 영화 속 하선이 왕을 만들어 주겠다는 허균의 제안을 거절한 것과 흡사하다.
 
섞어빠진 정치판을 바꿔달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머리를 맞댄 이들에게서 썩은 내 진동하는 구정물을 맛봤으니 말이다. 하선이 왕의 자리를 포기한 이유도 이와 유사하니 올 한해 우리 국민들은 스크린과 현실 모두에게서 대역이 아닌 진짜 왕과 대통령의 실체를 본 것이다.
 
그렇기에 천만 이상의 관객들은 스크린에서, 또 현실에선 각각 하선과 안철수라는 대역이 아닌 진정한 왕과 대통령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진심어린 지지를 보낸 것이다. 아쉽게도 이제 스크린에선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막을 내린다. 때를 맞춘 것처럼 안철수 역시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영화는 막을 내려도 천만관객의 마음속엔 언제나 그들의 왕인 하선이 살아 숨 쉴 것이다. 국민들이 안철수와 함께하는 것처럼. 대역이 아닌 당신들이 진정한 왕이고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국민들을 대신해 감히 전하고 싶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추천칼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