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으로 우울했던 미국 노동절 !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미국의 노동절 연휴가 우울했다.

제이변 미국특파원 | 기사입력 2011/09/08 [00:42]

경제 불황으로 우울했던 미국 노동절 !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미국의 노동절 연휴가 우울했다.

제이변 미국특파원 | 입력 : 2011/09/08 [00:42]

매년 9월 첫째 월요일, 노동절 연휴이다. 미국은 9월 첫번째 월요일을 레이버 데이라 하여 노동절로 기념한다. 원래 국제적으로 함께 축하하는 노동절은 메이데이라 하여 5월 1일이지만, 미국만은 유난히 날짜를 바꿔 이런 식으로 기념하고있다. 사회주의에 앨러지를 보였던 매카시즘 시대의 유산이다.

사실, 메이데이의 연원은 미국의 노동자들이 탄압받은 데서 유래한다. 1886년 당시 미국의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의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었고, 그 해 5월 1일,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하게되었다. 경찰은 이날 파업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습격, 어린 소녀를 포함한 6명을 살해한다.

그 다음날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헤이마켓 평화 집회에서 누군가에 의해 폭탄이 터지고, 경찰들은 진압봉을 휘드리게 된다. 이후 폭동죄로 노조 지도자들이 구속됐고, 마지막 재판에서 노동운동의 지도자였던 파슨스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결국 7년 후, 구속되어 사형까지 받았던 이들 전원이 무죄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1889년, 제 2차 국제인터내셔널은 이들이 총파업 깃발을 들었던 날을 기념해 5월 1일을 노동절로 삼았덩것이다. 그리고 세계 각국은 이듬해인 1890년 각국의 형편에 맞게 메이데이 노동절의 기념식을 가졌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는 이 날이 사회주의의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엉뚱한 9월에 노동절을 기념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이 날의 원래 의미는 변질된 지는 오래다. 가을학기가 시작되기 전,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모여 바비큐 구워 먹으며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쉬는 날이랄까?  어쨌든 이 '미국 노동절'을 기점으로 해서 지금까지 '성수기' 요금을 받았던 호텔이며 항공사는 '비수기 요금'을 적용하게 되고, 사람들은 정신차리고 새로운 계절, 그리고 학생들은 새로운 학년을 맞게 된다.

올해 미국 노동절 최대 화두는 '장기 실업 사태'이다. 얼마나 이 장기 실업사태가 계속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미국의 지금 처지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있다. 1천 6백만명의 실업자, 그리고 곧 직장을 잃을 처지에 있는 단기 노동자 6백만명, 실업수당마저도 끊긴 처지의 실업자들과, 끝나지 않은 침략전쟁에서 돌아와 직장을 잡아야 할 군인들까지...

지금 '레이버 데이'를 축하해야 할 '노동자'들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이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프가 있다. http://tipstrategies.com/interactive/geo-jobs-2011-04/ 이 링크를 클릭하시고 나서 연대를 표시하는 막대 표시의 축을 옮겨 보시고, 특히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 도래 이후의 미국이 어떤 상황이었는가를 한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미국의 노동운동사, 그리고 일반경제사, 미국 주도의 세계사란 것이 결국은 광대한 국토와 풍성한 자본, 그리고 풍부한 기술력으로 만들어지는 자기 상품들을 팔고자 하는 세계의 시장화의 역사였고, 그 과정에서 미국은 그들의 시장이 되기를 거부하는 곳들의 정치와 역사에 무력으로 간섭했고, 그들에게 '빨갱이 낙인'을 찍어 왔다.

이런 그들의 역사가 정점에 이른 것이 동구를 중심으로 한 현실사회주의 블럭의 붕괴였다면, 그들이 실질적으로 나락에 빠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옛소련의 붕괴라 할 수 있으니, 이 역사의 아이러니가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신자유주의'를 추구한 세대들의 패착도 아울러 보고 있는셈이다.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이상 미국의 이같은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늘 생각하지만 문제는 복지에 관한 철학이다. 과거에 지금같은 상황을 타개한 위대한 대통령이 있었으니, 프랭클린 루즈벨트이다. 부자들에게 거의 빼앗다시피 과세하여 그 돈으로 경기부양책은 물론 지금의 미국 도로, 사회복지 운용의 기본을 닦아 놓았고 지금 후세들까지도 이를 편리하게 누리고 있다. 제대로 된 복지제도,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운용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정부는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정부일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우울한 노동절 연휴이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인들 뿐 아니라 지금의 세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일자리가 없어 봉급을 받지 못하는, 즉 '소비력이 말라가는' 상황은 미국의 진상이며 곧 세계 자본주의 사회의 몰락이기도 할 것이다.

이를 넘어서려면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세계 대자본의 먹튀 체제를 바꿔야 할 것이며, 각국 정부는 조세정의 실현을 통해 국민복지를 확충하고 집중된 부를 분산시켜 소비가 활발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 발표되고 있는 각종 실업 대책들이 거의 허구이거나 실현 불가능한 것은 가장 중요한 근본 원인에 손을 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금제도와 복지제도의 재구축과 재정비야말로 지금 모순이 쌓일 대로 쌓인 미국과 다른 자본주의 경제국가들이 가장 시급히 취해야 할 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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