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진실은 에리카 킴이 예뻤다는 것

<공희준 칼럼> 에리카킴, 이보라, 김경준 모친 등 여자들로 대오 구성

공희준 | 기사입력 2007/11/23 [18:47]

BBK 진실은 에리카 킴이 예뻤다는 것

<공희준 칼럼> 에리카킴, 이보라, 김경준 모친 등 여자들로 대오 구성

공희준 | 입력 : 2007/11/23 [18:47]
 
▲ 이명박 후보와 에리카킴의 즐거웠던 한때 
소설가 김진명은 2007년 6월 발표한 실명정치소설 ‘킹 메이커’에서 김경준의 한국송환이 제17대 대통령 선거의 판세를 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소설가의 추리력이 의미심장한 방향으로 발동됐다. 김경준과 이명박의 사업적 관계가 이명박과 에리카 김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묘사한 것이다. 아래 도표 안의 대화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도서검색 서비스가 제공하는 ‘킹 메이커’의 본문내용이다. 국민원로 머리에서 탄생한 얘기 아니니 선관위 직원들께서는 괜한 생사람 붙잡고 늘어지지 마시라.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에리카 김의 인연은 1994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자유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이명박이 신앙간증을 목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어느 한인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초로 대면했단다. 맨손으로 거부를 일군 성공한 CEO와 차별과 편견을 뚫고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성 변호사와의 만남이었다. 소설가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않을 수가 없는 모양새다.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해 재기를 도모하던 이명박에게 촉망받는 펀드매니저 김경준을 소개한 당사자가 김경준의 친누나 에리카 김이였다고 언론은 전한다. 이명박과 에리카 김이 그냥 얼굴만 알고 지내는 단순한 면식관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다리를 놔주지 않으면 동업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업계의 생리다. 서로간의 믿음과 신용이 없으면 결코 사업파트너가 될 수 없는 분야가 돈을 만지는 금융업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한두 푼도 아니고 수백, 수천억 원이 오가는 판국에 당신 같으면 생판 모르는 듣보잡과 선뜻 손을 잡겠는가?

정권컨설턴트에서 소설가 모드로 잠시 변신하련다. 김진명만 소설 쓰란 법 있냐? 이명박과 에리카 김, 그리고 김경준의 비극은 그들 누구도 나중에 이명박이 지지율 1위를 질주하는 유력 대통령 후보자로 떠오르리라고 예견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에리카 김은 어릴 적부터 항상 안쓰럽게 여겨온 불쌍한 남동생에게 좋은 사업파트너를 소개해준다는 생각밖에 없었으리라. 이명박은 나름대로 호감이 가는 재미교포 재원의 개인적 부탁을 들어준다는 정도로 가볍게 치부했을 테고.

객쩍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에리카 김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도 한국정치의 역사는 다시 쓰였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미모의 소유자라면 여성이란 장애요소가 되레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쁘고 똑똑한 여자는 똘똘하고 잘생긴 남자보다 경쟁력이 있다. 이미지와 대중매체의 시대인 지금은 특히 더하다.

인터넷서 위의 사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이제껏 봐왔던 이명박의 사진들과는 분위기가 영 딴판인 까닭에서다. 대중의 인식에서 그를 비호감의 축으로 만든 주범인 머릿속에서 뭔가 주판알을 굴리는 듯한 이명박 특유의 약삭빠른 표정이 전연 나타나지 않는다. 무장해제된 상태의 소탈하고 편안한 모습이랄까. 이명박은 간디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간디의 얼굴에서 목도되는 평화롭고 자애로운 인상이 이명박에게 고스란히 옮겨져 있다.

마음 같아서는 요번 칼럼의 배경음악으로 중년의 로맨스를 아름답게 형상화한 영화의 OST를 깔고 싶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허나 이는 이명박에 대한 악의적인 음해라는 비난과 오해를 살 우려가 있기에 자제하기로 했다. 참으로 아쉽다. 에리카 김과 나란히 거니는 동안에 띠었던 너그럽고 관대한 얼굴모습을 이명박이 일반대중한테도 보여줬더라면 현재처럼 궁지에 몰리지는 않았으련만.

이명박과 김경준이 펼친 비즈니스의 내막과 실체에 관한 정보를 국민원로는 언론보도를 통해 입수할 따름이다. 주장과 반박이 난무할 뿐, 정확한 사실관계는 여전히 베일에 휩싸여있다. 그럼에도 BBK 의혹이 이명박에게 심각한 상처를 안긴 것만은 분명하다. 이 상황에서 이명박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이게 다 에리카 김 때문이라며 그녀를 원망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하면 사업상의 알력과 불화는 이명박과 에리카 킴 사이에서 빚어진 걸로 짐작된다. 즉 이명박과 사생결단을 각오한 진짜 주인공은 김경준이 아니라 에리카 김이란 것이다. 김경준의 자리에 에리카 김을 대입하면 사태파악이 쉬워진다. 그렇다면 왜 에리카 김 대신 김경준이 한국으로 건너와 영어의 몸이 된 걸까? 나는 김경준이 평생 자기를 보살펴준 누나에게 보은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누나와 남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신파영화에 상투적으로 나오는 장면이 있지 않은가? 누나한테 치근덕거리는 동네 건달에게 덤벼든 남동생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얻어터지는.

이명박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은 김진명의 작품에 넌지시 암시돼 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른바 ‘사추기’의 방황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에리카 김을 사랑한 것이 저의 불찰이라면 불찰이었습니다.”라고 해명하라고. 우리나라 유권자들 이런 방면으로는 대단히 쿨하다. 노무현이 써먹은 정면돌파 전략을 벤치마킹하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투로 감성적으로 호소하라고.

한데 이명박 진영은 국민들 눈에 발뺌과 시치미로 일관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싸움의 기술에 관해서는 김경준쪽이 훨씬 현명하다는 느낌을 준다. 누나와 아내, 게다가 어머니까지 완전히 여자들로만 진용을 짰다. 철저히 약자로 보이게끔.

김경준 등 뒤의 여인네들은 굉장히 강하면서도 영리한 듯싶다. 김경준을 비교적 훌륭하게 담금질했다. 김경준 부류의 호남형의 돈 많은 재미동포 청년사업가는 ‘연예가중계’의 단골손님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녀 톱스타들의 표준적 결혼상대다. 김경준이 한국에 들어와 여자들과 염문을 일으켰다는 소식은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김경준쯤의 배경과 재력과 허우대를 지닌 사내가 서울시내를 휩쓸고 돌아다니면 남아나는 처녀가 드물다.

내 분석이 선데이서울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길 가능성이 큼을 인정하겠다. 그러나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건일수록 간단하고 통속적으로 판단해야만 진실에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미모의 엘리트 여성이 부유한 기업인에게 남동생을 사업파트너로 추천했고, 부유한 기업인은 별 망설임 없이 그녀의 권유를 수락했다. 그러다가 사업이 망했다. 성공한 사업이 비즈니스고, 실패한 사업이 사기다. 결국은 사기를 친 결과가 되고 만 셈이다. 문제는 이 부유한 기업인이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높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중년남성의 늦깎이 사랑이 부른 참극이라고 낭만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런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겨야 하는 우리 국민들의 처지가 너무나 딱하기만 하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추천칼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