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조순형 26일 대선 출마 할 것”

“지금이 국가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한 몸 던질 것”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7/07/11 [23:36]

김경재 “조순형 26일 대선 출마 할 것”

“지금이 국가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한 몸 던질 것”

뉴민주닷컴 | 입력 : 2007/07/11 [23:36]
 
김경재 전 의원이 10일 조순형 의원이 오는 26일 대선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존뉴스
[프리존뉴스 김주년-이주영 기자] 김경재 전 의원이 10일 “중도통합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이 오는 26일 대선과 관련된 중대 결심을 발표할 것”이라며 조 의원의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웹진 <프리존>과의 인터뷰에서 “조순형 의원에게 출마를 설득하고 있다”며 “조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 일거에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결단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민심 탐방등 기존 후보들의 ‘대통령 캠페인’을 따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일종의 결벽증 때문에 조율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번 결심을 하면 대단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닌가. 현 시국이 국가적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한 몸을 던지는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조 의원이 작년 재보선에서 당선된지 1주년이 되는 오는 2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5년생으로 올해 73세라는 나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도 75세에 당선됐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조 의원이 균형잡힌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지금 대한민국에는 국가 정체성을 지키고 원칙이 확실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억만장자의 아들도 안되지만 너무 가난해서 가진 자에 대한 적개심을 가진 사람도 불안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나라당의 어느 누가 당선되어도 우리 사회가 격변하거나 대북 관계가 파탄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중도 통합 세력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순형 의원의 박석진 보좌관은 11일 <프리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장) 출마를 안하시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며 애매하게 말문을 뗐다.

박 보좌관은 “후보가 20여명 난립하고 있고 당이 대통합 작업을 하는 마당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 대선 출마를 이야기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그러나 “개인적으로 용단을 내려달라는 주위의 요청이 계속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희망 사항으로 대선출마를 요구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젊은 친구들과 함께 나서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지는 아직 의문이 든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김경재 의원은 통합민주당과 열린당과의 대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반(反) 한나라당 연합전선만을 내세우며 원칙없는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한나라당의 집권을 도와주는 자들”이라며 “예수님은 무조건 용서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인간 사회에서는 용서받을 준비가 된 사람만 용서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 열린당의 해체는 분당과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빅2후보의 검증 양상에 대해서는 “결국은 갈라서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게 범여권의 시각인 듯 하다”며 “그러나 법적으로 독자 출마가 불가능한 만큼 갈등은 봉합될 것으로 본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예선에서 혹독한 검증을 치르고 나면 본선에서 더 쉽게 갈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범여권 출마 선택에 대해서는 “왜 범여권 후보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통합민주당으로 온다면 대환영이다. 한나라당 탈당 경력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민주당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의원은 ‘입법, 행정, 사법 모두에 경험이 있고 모든 이슈에 정통하다’, 김영환 전 의원은 ‘재치가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추미애 전 의원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좋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러기가 좀 힘들다”며 “내가 추 전 의원에 대해 좋게 이야기 한다면 그분 때문에 몇 년 간 응어리를 가지고 산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범여권의 후보가 되기 전에 정통 민주당 당원들을 상대로 3년전 선대위원장 시절의 삼보일배 전후의 사건을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 기자 (babylift@freezonenews.com)
<김경재 민주당 최고위원 인터뷰(대담 강길모 프리존뉴스 대표)>
“영화배우 전도연이 미쳤다고?”
- 조순형 출마하면 대권구도 급변한다-


(강) 지난 번에 있었던, 김영선의원실 주최의 ‘검색사업자법 공청회’에 최고위원님이 나오셔서 해주신 말씀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서론 겸 해서, 현재 포털에 의해 왜곡되는 온라인 컨텐츠 질서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를 말씀해 주십시오.

(김) 포털 편집자들의 자의적 편집에 의해서 보도의 중요성이 마음대로 조작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자질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어질 경우엔 ‘언론조작’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권위주의 시대의 획일적 언론조작보다 더 무서운 언론조작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획기적 전환이 아니면 국민들은 인터넷의 노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온갖 실정을 거듭한 정권이라도 마지막 6개월간 포털을 동원해 반대파에 대한 여론 공작을 하면 유권자들이 표심도 바꿀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대선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언론을 사실상 지배한다고도 볼 수 있는 포털사이트 경영-편집진이 정치적 중립을 선언해야 합니다. 공영방송의 방송위원회에 해당하는 감시기구가 포털에 대해서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지금도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감”

(강) 최고위원님의 말씀을 청하는 자리인 이상, 지난 탄핵 얘기를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2004년 탄핵 당시에 노빠들이 위원님께 갖은 험한 소리를 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탄핵의 정당성에 대해 다시 평가하신다면?

(김)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부연해서 한 말씀 더 드리자면 탄핵이라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확실하게 있는 하나의 장치입니다.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얘기하는 '의회쿠테타' 이런건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주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는 항상 주민으로부터 소환되거나 탄핵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정치를 해야 합니다. 사람이라는 건 누가 감시하지 않으면 나쁜짓을 하게 마련이니까요.

(강) 얼마 전에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 대표도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란 생각은 못했었다고 말씀하시던데요......

(김) 저도 당시에 국회 본회의 투표까지 가서 가결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막판에 노무현 대통령의 도발적인 기자회견으로 인해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이 자살한 직후 사태가 급진전하며 급격히 말려들어간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도 노 대통령이 국정 운영 하시는 걸 볼 때, 의회의 구성이 당시 정도였다면 탄핵 얘기가 족히 나왔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노 대통령에겐 불행한 일이었지만 첫번째 탄핵의 경험을 좀더 겸손하게 받아들였더라면 한국 정치가 진일보했을텐데 그게 안돼서 아쉽습니다.

“열린우리당 무조건 해체하고, 민주당 빚부터 갚아야”

(강) 소위 '대통합'의 방법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사이에 이견이 있고, 민주당 내에도 이견이 있는 듯 합니다. 범여권 통합론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을 정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 저는 민주당 내에서 '민주당 사수파'또는 '정통 민주당파'의 선봉장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에게 이제 열린당을 해체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정통민주당파로서 열린당 창당세력의 역사적-국민적 사과와 사죄를 받아내는 형식으로 열린당 해체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이걸 받아들여 열린당 해체를 선언하면 또 추가로 후속조치가 필요합니다. 국정실패에 책임이 있고 분당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제 2, 제 3의 김근태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자신들이 대선 직후에 우리에게 던져놓고 간 40억원의 빚부터 갚아야 합니다.

민주당이 떠안고 있는 부채는 상당부분이 대선과정의 홍보비용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홍보위원장이었는데, 제 결제도 없이 노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임의로 집행했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채무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쇄비용인데 인쇄업체와 현 열린우리당 핵심인사 사이에 밀접한 관계도 있습니다. 그쪽에서 채무를 해결할 의지만 있다면 길이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강)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의 과오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현재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당을 끌고 가면 133억원의 국고지원금이 나오는데 해체하면 그 돈이 사라지므로 정치적으로 해체 선언만 하고 법적으로는 민주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김) 그런 꼼수는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봐야 뻔한 일입니다. 133억원이 아깝다구요? 새롭게 리모델링해서 나오는 새 주도세력이 국민의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면 200억원 이상의 모금도 가능합니다. 나오는 돈을 왜 차버리냐는 소아적 사고방식으로는 한나라당에게 이길 수 없습니다. 돈이 아까워서 당을 해체 못한다면 사람들이 웃을 것입니다. '돈 따지는것 보니까 정권 잡으면 얼마나 비자금 만들고 정치스캔들 만들겠냐'고 국민들이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DJ보다 DJ를 팔아먹는 동교동계 사람들이 문제”

(강) 김대중 전 대통령은 조건 없는 대통합을 주장하며 통합민주당이 대통합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압박하는 듯 하던데요.

(김) 오늘 정동영 전 의장 만나고 나온 김현미 의원이 공갈 비슷한 얘기를 하더군요. DJ가 “통합에 앞장서야 나중에 국회의원 공천 받는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저는 DJ가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걸 믿지 않습니다. 대통령을 지내신 분이 그리 품격 없는 발언을 할리가 없습니다. 다만 그 주변에 계신 분들이 그런 비슷한 얘기를 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강) 구 동교동계 사람들의 권력욕이 DJ의 진의와 관계없이 과장되게 표출되고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구 동교동계 인사들이 최고위원님을 비롯해 민주당측에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나요?

(김) 최근 동교동계 핵심이라고 알려진 모 전직 의원이 저를 찾아와서 공개적으로 위협-협박을 하고 간 적이 있습니다. '18대 국회에 말썽없이 들어가려면 요구조건 많이 걸지 말고 좋게좋게 통합에 응하라'는 최후통첩을 하더군요. 어제도 다녀갔습니다. 예전처럼 DJ 이름을 팔아서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DJ의 본래 생각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강) 박상천 대표도 상당한 압력을 받으시겠군요.

(김) 그렇습니다. 나도 이 정도인데 박상천 대표는 얼마나 많은 압력을 받고 있겠습니까? 제가 박상천 대표 뒤에서 유일하게 버티는 수문장이라고도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최고위원 첫번째 회의에서 '명분 없이 열린당과 대통합하면 절대 따라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 전에 분당할 때 안한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손학규 빼고 나머지 범여권 주자들 지지율은 무의미”

(강) 대통합 과정에서, 통합민주당을 쪼개서 합치겠다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현재 통합민주당에 변변한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하는 것 같습니다만....

(김) 통합민주당이 메이저 후보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기에 메이저 후보가 있는 범여권과 통합하라는 논리가 그것인데요, 그 논리는 깰 수 있습니다. 우선 범여권 5-6명의 메이저후보들 중에서 손학규를 제외한 다른 분의 지지도는 의미가 없는 지지도입니다. 오차범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니까요. 결국 8월이 지나야 우열이 가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통합민주당에서도 이미 이인제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최근 주변에서 출마를 종용받고 있는 조순형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면 일거에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강) 저도 조순형 의원이 왜 대선후보로 나서지 않는지가 궁금합니다. 경륜도-능력도 있고 대국민 인지도나 이미지에서도 지금 어지러울 정도인 범여권 주자들 중 어느 누구보다 경쟁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김)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순형 의원 자신은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서라면 정책적 문제등에 대해 타협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분이 워낙 원칙주의자라서 조율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게 되더라도, 이분은 요즘 다들 하시는 민심탐방 등 대통령 캠페인을 따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심탐방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건 아니지만, 대통령 나오신다는 분들이 그렇게 안하면 민심을 모르냐 이거죠. 말하자면 결벽증에 가까습니다.

(강) 이른바 ‘정치쑈’는 조의원님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말씀이군요

(김) 결국 권력에 대한 강한 의지가 약하다는 말로도 압축이 되는데요, 지금 결단의 시간을 가지시는 듯합니다. 일단 마음을 정하고 나오면 고건 전 총리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처럼 하다가 말 그런 분은 아닙니다. 지역구 선거운동 하시는 걸 봐도 한번 발동이 걸리면 대단히 빠른 모습을 보여주는 분입니다. 한번 결심한 일에 대해서는 대단히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현 시국에 대해 국가적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한 몸 던진다는 결심을 하실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강) 조순형 의원이 만약 출마선언을 한다면 현재 대선주자들 중에서 최연장자가 되겠군요.

(김) 그렇죠. 지금 35년생이므로 73세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75세에 당선되셨으므로 나이는 큰 문제가 아닐겁니다.

“조순형, 7월 26일쯤 대선후보 출마 선언”

(강) 조순형 의원이 대선후보로서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지리라고 보시는지요?

(김) 제 친구들 중에 경복고 출신 언론인 세명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최근에 만났는데 조순형 얘기가 나오니까 '민주당에서 조순형씨가 나오면 우리 셋 다 밀겠다'고 하더군요. 이 얘기를 조순형 선배에게 전달했는데, 효과가 좀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잠시 보도가 나왔으나 조 의원이 오는 7월 26일에 중대 결심을 할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정국의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강) 조순형 의원을 대선후보로 지지하시는 이유에 대해 부연 설명해 주신다면?

(김) 지금 대한민국에는 국가정체성을 지키고 원칙이 확실한 지도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지도자는 상식적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야 합니다. 억만장자의 아들도 안되지만 너무 가난해서 가진 자에 대해 적개심 가진 사람도 불안합니다. 균형잡힌 사람이 필요합니다.

“전도연이 미쳤다”

(강) 열린우리당 인사들 중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한나라당의 집권은 막아야 하니까 민주당이 빨리 대통합에 응하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김) 그렇습니다. 가끔 열린당쪽 세객들이 제게 와서 그런 논리로 자신들의 부족함과 준비 없음을 가리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 한나라당이 잡을 수도 있다'고 하면 역적으로 모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민주정치라는 건 정권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닙니까? 논리와 사고에 있어서 자유스러움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반 한나라당 연합전선'만을 내세우며 원칙 없는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한나라당 집권을 도와주는 자들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영리해서 열린당이 적당한 정치쇼를 해도 안믿습니다.

영화 '밀양'을 보셨습니까? 거기서 여주인공 전도연씨가 예수를 믿게 된 후 노상전도도 하다가 살인범을 용서하기 위해 형무소에 갑니다. 그런데 살인범은 이미 신에게 용서를 구했다면서 용서가 불필요한 듯 행동합니다. 여기에 주인공(전도연)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용서라는 것은 잘못된 사람이 그 잘못을 사과하고 빌 때 그걸 받아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무조건 용서하실 수 있을지 모르나 인간 사회에서는 용서받을 준비가 된 사람만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그쪽 캠프에서 온 세객에게 이 비유를 들었더니 ‘그거 가지고 충격받은 주인공(전도연)이 미친 것’이라고 대응하더군요. 기가 막혔습니다.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들이 '뻔뻔하게도 자신들의 과오를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그럼 한나라당 집권하라는 거냐'고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열린당의 해체'는 그들의 분당과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40억원의 빚을 갚고, 책임질 사람 중 몇 분은 백의종군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 정치가 양당제로 갈 수 있습니다.

“범여권 깜짝쇼로 한나라당 못 이긴다”

(강) 한나라당 경선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현재 검증 문제로 두 예비후보가 치열하게 격전을 벌이는 중인데,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리라고 보시는지요?

(김) 지금 이명박-박근혜 두분이 워낙 세게 붙으니까 결국은 갈라서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범여권 일각의 일방적 바램인 듯 한데요, 제가 보기엔 이-박 중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갈등은 적당히 봉합될 것 같습니다.

우선 법적으로도 독자출마가 불가능합니다. 거기 있어도 집권세력 되면 적절한 위상을 차지할 수 있는데 왜 독자출마도 못하면서 쓸데없는 짓을 하겠습니까? 나간다고 해도 따라가는 사람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이데올로기로 뭉쳐진 세력이 아니라 이해관계로 인해 얽힌 사람들이기 때문에 따라나갈 사람들이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예선에서의 혹독한 검증을 통해 본선에서는 더 쉽게 갈지도 모릅니다.

(강)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대결한다면, 민주당이 제시해야 할 이상적인 노선과 정강정책에 대해 견해를 말씀해 주신다면?

(김) 현재 한나라당은 만만치 않은 존재이며, 저는 대세론을 실감할 정도로 그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순한 범여권의 깜짝쇼로는 한나라당을 꺾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중도노선'을 진정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북통일'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봉인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남북통일시대 대신 '남북공존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살아야지 통일이라는 강박관념 하에서 뭘 만들려고 하니까 무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공존시대라는 컨셉을 내걸어서 북한을 안심시키고 보수세력도 안심시키는 것이 제 흉중에 있는 몇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입니다.

중도통합으로서 열린당의 좌익 모험주의자들 및 한나라당의 보수노선과 다른 노선을 제시할 자신이 분명히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를 조화시키고.. 수도권에서 개발제한을 풀고 산업을 육성시킬 복안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어느 누가 당선되어도 대북관계가 파탄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우리 중도통합세력은 더 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험주의적 좌파들 정신차려야”

(강) 우파 입장에서 보면, 범여권은 모두 ‘친북좌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북정책에서 그런 특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구분해본다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국내 좌파세력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저는 이번 대선을 통해 모험주의적 좌파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럽식 좌파를 추구하는 것인지 김정일을 떠받들겠다는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막 퍼주는거 있죠? 저도 한때는 이걸 반대했습니다만 북한 주민들이 하도 가난하니까 우선 퍼주기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문제는 받는 사람이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들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나 여기에는 북한 당국의 슬픈 허세가 있습니다. 배부른 우리가 좀더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공작에 넘어가서는 곤란합니다. 이 정권의 관료들 중에서는 우리나라 장관인지 대남공작원인지 의심스러운 이들도 있어서 걱정입니다.

(강) 중도노선에 대해 보면 손학규 전 지사도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이분에 대해 코멘트를 해주신다면?

(김) 손 전 지사가 제 5년 후배(서울대학교)라서 잘 아는데. 왜 범여권 후보로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손학규가 통합민주당으로 온다면 대환영입니다. 한나라당 탈당 경력은 큰 문제가 아닐 듯 합니다.

“DJ는 창조적 극복 대상”

(강) 제가 보기에, 민주당은 호남 지역정서 등으로 인해 DJ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운명이고, 그러다보니 시대와 정치적 여건의 변화에 맞춰나가고 싶어도 때론 DJ의 입장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아까 말씀하셨듯이, DJ를 팔아 민주당의 노선을 좌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지만, 이 경우에도 DJ를 의식해서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인상입니다. 차라리 민주당이 'DJ를 존중하되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DJ와 결별한다'는 정공법으로 가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김) '결별'이라는 단어는 부적절해 보입니다. “젖을 뗄 시기가 됐다”는 유종필 대변인의 발언이 적절해 보입니다. DJ는 제게 개인적으로 숙명적 관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분이 취하고 있는 모든 일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계승하되 필요하다면 창조적으로 극복해야 할 존재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지난 시기에 많은 시간을 DJ와 함께 보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그가 고난에 빠졌을 때 좋은 참모였다고 생각합니다. 영광의 시기에는 그리 좋은 참모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박지원씨와 제가 비교되는 것 같습니다. 박지원은 승정원 승지 타입입니다. 명을 받으면 무조건 수행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비서실장이 된 듯 합니다. 반면 저는 사헌부나 사간원 같은 데서 간언하는 스타일입니다. 무조건 예스맨으로서 실권을 행사하는 위치는 지금도 제 생리에 맞지 않습니다.

“주사파들, 미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모른다”

(강) 통합민주당의 노선과 관련해, 누구보다 미국을 잘 알고 계신 최고위원님이시만큼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김) 한미관계는 동맹관계죠. 제 입장은 '뉴 잉글랜드 리버럴'의 입장에 가깝습니다. 에드워드 케니디같은 미국 동부 자유주의자들이 제 노선에 가깝습니다. 이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면서도 공산-사회주의 정권에 대한 접근이 공화당보다 적극적입니다.

미국은 '우리 영토를 강점할 의사가 없는 유일한 강대국'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반면 일본-중국-러시아는 위험한 존재들입니다. 지금 우리는 국가적-민족적 정체성을 지키면서 우리 영역도 잘 지키는 역내외 평화와 안전을 동시에 이룩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입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필요합니다.

주사파들은 미국이 악의 화신이라고 하지만 미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나쁜 사람도 있지만 압도적 다수는 정직하고 부지런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15년간 살면서 아이들을 거기서 키웠지만 미국의 중산층은 대단히 정직하고 부지런합니다. 히피나 있고 마약이나 하는 미국으로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입니다. 미국의 주요 대학 도서관에는 일년 365일 24시간동안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전 용미주의자입니다. 미국은 우리가 이용해야 할 존재입니다. 미국인들이 국내에서 자유민주주의 주장하면서 밖에서는 전쟁 벌이는 게 이율배반적으로 보이지만 그들에겐 이것이 국익이므로 정의입니다. 국제정치에선 정의라는 개념이 힘과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으니까요. 힘이 곧 정의입니다. 우리도 일부 감정적 앙금 때문에 '용미'라는 대국적 견지를 이탈해서는 곤란합니다.

“이인제 탁월, 김영환 재치, 추미애는...??”

(강) 현재까지 통합민주당에서 이인제 의원, 김영환 전 의원, 추미애 전 의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하셨는데요, 코멘트를 부탁드립니다.

(김) 우선 이인제 의원의 개인적 능력은 범여권 어떤 후보보다도 탁월합니다. 'bright'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로 'brilliant'합니다. 입법-행정-사법 모두 경험 있고 모든 이슈에 정통합니다.

약점은 운이 좀 없어서 '이인제 학습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적 변경의 경력이 많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도 해명이 가능합니다. 처칠도 6번이나 당적을 옮기지 않았습니까? 손학규-정동영 등 많은 이들이 낀 경선 과정에서 불리함을 극복하고 후보로 선출된다면 굉장히 강력한 후보가 될 것입니다.

김영환 전 의원은 재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아직 'JUNIOR'라는 느낌입니다. 너무 동안이고 잘생겨서 그런지 사람들이 이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을 안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발전가능성이 많은 분이므로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추미애 전 의원..... 좋게 얘기하고 싶으나 그러기가 좀 힘듭니다. 제가 추 전 의원에 대해 좋게 말한다면 그분 때문에 지난 몇 년간 응어리를 가지고 산 분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추 전 의원은 범여권 통합이 될 경우에 그 후보가 되기 전에 정통민주당 당원들에게 3년 전 선대위원장 시절 삼보일배 전후 있었던 일들을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야 할 큰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매력이 있는 분이라서 경선에는 활력을 불어넣을 것 같습니다.

(강) 사실 정치인으로서 다른 정치인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인데, 오늘 최고위원님께서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김) 대부분 ‘오프’로 처리하면 안될까?

(강) 생각해보겠습니다, 제가 손해 볼 일은 없을 테니까요(^^).

정리/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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