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만이 민주당 운명 결정한다"

<김경재 인터뷰>"정계개편, 누가 주도하느냐가 관건"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6/12/29 [10:44]

"전당대회 만이 민주당 운명 결정한다"

<김경재 인터뷰>"정계개편, 누가 주도하느냐가 관건"

뉴민주닷컴 | 입력 : 2006/12/29 [10:44]
▲   한화갑 대표 이후 민주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이견이 노출 되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대법원 판결에 의해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한화갑 대표의 퇴각으로 인해 지금 민주당은 한화갑 이후 당 진로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의 퇴진을 당의 위기가 아닌 체질개선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문제는 어느 길을 어떻게 가는 것이 당 발전을 위한 길인가하는 방법론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장은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개최여부다.
 
원내 의원 사이에서도 전당대회 개최여부를 놓고 이견이 노출돼있고 원외 인사 중에서도 의견이 다르다.그러나 한화갑 대표의 퇴진으로 인해 당 대표직을 승계 받는 장상 대표는 원칙과 순리,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며 예정된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한화갑 대표시절 한 대표에게 민주적 절차를 강력하게 주문했던 인사들이 전당대회 없는 비대위 구성을 주장하는 반면 한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던 장 상 대표가 누구 보다 민주적 절차와 당헌 당규 수호를 외치는 묘한 상황이다. 본보는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을 지낸 김경재 전 의원을 만나 민주당의 속사정과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평화개혁세력 대통합 신당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편집자주>

 
▲   열린당의 '국민의 신당' 창당은 '도로열린당'의 재창당 의미라고 주장한 김경재 전 의원


 
질문) 민주당내에서 전당대회 개최론과 전대무용론이 대립하고 있는데 그 근본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김경재 전 의원 : 두 의견이 있는데 대립까지는 아직 아니고, 활발한 토론 중에 있다고 봅니다. 두 의견 모두 논리가 있긴 합니다.
예정된 2월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은 지금껏 당 운영에서 무시된 원칙과 민주적 절차를 복원시켜 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당 운영에 대한 정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거지요. 이미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민주적 절차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전당대회를 유보하자는 의견 속에는 현재 정국이 어수선한데 전당대회 보다는 비상대책위를 출범시켜 정국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운명은 전당 대회만이 결정할 수 있다”
 
질문) 정국 변화에 능동적 대처라는 것이 정계개편을 의미하나요? 일부언론이 민주당내 친고건파가 고 전 총리 중심의 정계개편에 합류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김경재 : 언론들이 민주당이 '친고건파'와 '독자생존론'을 주장하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내에서 당장 고건 전 총리와 합쳐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분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압니다. 절대다수는 민주당이 일단 재정비하고 체질을 개선하면서 현 정국을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에 크게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앞으로 제 3지대에서 헤쳐모역식 정계개편에 합류를 하든지 아니면 민주당 중심의 몸부풀리기를 한든지 일단은 먼저 당이 정상화 돼야 한다는 것에 대체로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질문) 전당대회를 반대하는 측은 전당대회를 해 봐야 민주당 전국적인 조직을 사실상 장악해 온 한화갑 전 대표의 영향력이 전대에서 확인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데 사실인가요?
 
김경재 : 저는 한화갑 대표시절 그 누구보다도 원외에 있으면서도 한 대표의 사당화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중앙당 당직자나 지역운영위원장 인선과장에서 한 대표가 자신의 뜻에 따르는 사람들을 대거 임명한 것도 사실입니다.
 
한 대표 역시 어려운 환경에서 당을 이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한 대표가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의원직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상, 한 대표에 의해 지역운영위원장으로 임명된 사람들이 무조건 한 전 대표의 입장만을 추종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생각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도 아닌데 한 전 대표의 의중을 지나치게 의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당을 살리겠다는 민주당 대의원들의 애당심에 호소하면 전당대회에서 당원들과 대의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질문) 당의 지도체제 문제도 이슈일턴데요?
 
김경재 : 한화갑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당지도체제를 집단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집단지도 체제를 하자는 것에 반대의견이 크게 없다는 것입니다. 전당대회를 하지 말자는 측도 비대위를 구성해 집단지도체제 형식을 갖추자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당원들의 선택에 의해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를 구성할 것이냐, 아니면 소수의 원내 인사들만의 주도로 비대위 지도부를 구성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이 어려울수록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입니다. 매 2년 마다 전당대회를 열도록 당헌당규에 명시된 취지도 2년 마다 한번씩 당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라는 것이 아닙니까? 전당대회를 생략해버린다면 당원들을 무시하는 것이거든요.
국가의 중요현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처럼 정당의 중요 이슈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에게 묻는 것이 원칙이고 민주적 절차라는 것입니다.이게 민주정당이란 것이지요.
 
질문) 일부가 우려하는 것처럼 전당대회를 하면 ‘도로 한화갑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요?
 
김경재 : 우선은 민주당 대의원들의 양심을 믿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룰수 있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원내와 원외, 그리고 당 원로들을 중심으로 공정한 전대 준비위를 구성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각 지역별 운영위원장 중심으로 선발 구성될 민주당 대의원들이 결코 한 전 대표 허수아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질문) 지난 28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평화개혁세력' '미래세력' 대통합이라는 명분으로 ‘국민의 신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해 그 폭발력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잘 될까요?
  
김경재 : 정계개편을 앞두고 열린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열린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열린당 중심의 통합신당은 만들 수는 있겠지만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역설적인 표현입니다만 성공적인 통합신당을 만들 능력이 있었다면 열린당이 실패한 정당으로 평가 받지도 않았겠지요.
결국 실패한 정당은 실패로 끝나는 것이 순리라는 것입니다. 실력이 그 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 실력으로 또 다른 신당을 만들어 봐야 그것이 그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열린당의 재창당 수준의 '도로 열린당'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역의 교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표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범여권 대통합이라는 것은 누가 주도하느냐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열린당 보다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입니다.
 
열린당이 주도한 신당은 ‘도로열린당’이라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이를 그대로 보고만 있겠습니까? 그리고 열린당에 비판적인 국민들이 박수를 쳐 주겠습니까? 열린당은 산산히 부서진 다음에 철저한 반성을 거친 후 다시 모여야 그나마 국민들이 인정해 줄 것입니다. ‘열린당 간판으로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는 시중 여론을 가볍게 여서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질문) 그래도 현실적으로 다수당인데 무책임하게 자폭할 수는 없는 일 아닐까요?
 
김경재 : 일리가 있습니다. 집권당과 노 대통령은 집권기간내 업적에 대해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겸허하게 심판을 받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최근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의 실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다음 선거에서 열린당 후보를 출마시켜 국민들로부터 떳떳하게 심판을 받는 것이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다만 현재 열린당 내에서 열린당은 실패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들은 탈당을 하든지 더 늦기 전에 열린당을 뛰쳐나오면 될 것입니다. 사실 이것도 문제는 있습니다만.
 
질문)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려는 평화 미래세력 대통합신당이라는 구상 속에는 민주당이나 고건 전 총리도 들어 있다고 보는데요
 
김경재 : 민주당은 이미 열린당 주도의 정계개편을 ‘도로 열린당’이라고 강력하게 비판을 했습니다.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지요. 고건 전 총리도 쉽게 참여여부를 결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건 전 총리의 고민이 커질 수도 있고 고민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질문) 고건 전 총리의 고민이 클 수도 있고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누가 주도하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해”
 
김경재 : 고건 전 총리측이 추진하려고 하는 원탁회의 통한 '국민통합신당'이나 민주당이 구상하는 중도개혁세력 통합, 그리고 열린당이 방향을 정해 놓고 있는 평화개혁 미래세력 대통합을 위한 '국민의 신당'이 모두 큰 차원에서 똑같은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다만 '누가 주도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우리의 목표가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신당을 만들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누가 이를 주도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는 것입니다.
 
참여하는 인사들이 동일인이라 하더라도 '누가 어떻게 주도하느냐'가 통합신당의 성공 열쇠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열린당 인사들은 아직 그 간단한 원리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열린당이 추진하겠다고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은 열린당 재창당이라는 이미지를 결코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 전 총리가 열린당 주도의 통합신당에 참여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이미지 탈색을 할 수 있다면 쉽게 통합신당에 합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열린당은 능력을 상실한 정당입니다. 능력이 남아있다면 정국을 이 지경으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란 뜻입니다. 열린당이 국민들이 감동해줄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할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질문) 그 동안 정계개편의 한 방법으로 고건 +민주당 + 열린당 탈당 세력 등으로 규정해 왔는데 열린당이 '분당이 없는 질서있는 통합신당 추진'이라는 명분으로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는 것인데 민주당이 참여를 안하면 그 다음 민주당은 어떤 길을 걸게 될 것 같습니까?
 
김경재 : 흔히 정치를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열린당이 주도하는 통합신당에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는 대신 민주당은 민주당 길을 의연하게 갈 수도 있습니다.
조직을 정비하고 민주당도 독자적으로 대통령 후보도 선출하고 야당할 각오를 가지고 당당하게 나갈 수도 있고 선거 막판에 중요한 케스팅보트 역할도 할 수도 있고,,,
 
민주당만 단결하고 똘똘 뭉치면 얼마든지 역사에 길이 남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건은 민주당이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믿음을 얻어야 한다는 전제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민주당 운영에서 민주적 절차를 중요시해야 하고 이제라도 원칙과 순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이 원리 원칙대로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 한화갑 전 대표와 한 동안 갈등관게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김경재 : 한 전 대표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시절 어쩔 수 없이 독재를 좀 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저는 당시 한 전 대표에게 당운영에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김경재식 쓴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당내 비주류가 된 계기입니다. 그러나 몇 달전 한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 만나서 그 동안 섭섭한 것 모두를 훌훌 털고 '화해의 악수'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전 대표는 40년 넘게 동고동락을 해온 정치선배입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 내용도 한 선배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이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조만간 만나 위로하고 당 운영에 대해 조언을 들을 것입니다.
 
 
질문) 당 안팎에서는 한 전 대표가 장상 대표를 스카웃한 것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사실상 민주당을 섭정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김경재 : 거듭이야기 하지만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장상 대표가 한 전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민주당에 들어왔지만  그 분이 누굽니까? 이화여대 총장을 지내신 교육계 원로이지자 국민의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발탁되신 높은 경륜을 가진 분입니다. 그 분 나름대로 비젼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 전 대표의 대리인이라고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봅니다. 한 대표의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과감하게 보완 할 것으로 봅니다.
 
장상 대표께서 당대표직을 이어받고 나서 제일 강조하는 것이 원칙과 순리에 따른 당헌당규 준수, 민주적 절차에 따른 당 운영을 강조한 것은 한 대표시절 다소 미흡한 것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때문에 민주당은 장상 대표 체제로 2월 중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원들의 뜻을 하나로 묶어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2월 3일 전대를 2월 하순이나 3월 초순으로 시기를 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늦을 경우 정계계편의 와중에 밀리거나 희생될 수 있다는 전략적 고려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의 운명은 전당대회만이 결정할 수가 있다는 평범한 원칙을 어겨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당원들과 지자자들의 뜻을 잘 헤아려야 민주당의 비젼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브레이크뉴스 / 조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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