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의원 면면을 보면 능력과 지질이 뛰어난 분들이 너무나 많다. 정세균 당 대표도 그렇다. 깨끗한 이미지, 신사같은 이미지, 성실한 이미지가 흐른다. 그런데도 정세균 대표는 당 안팎에서 유무형의 압박을 받고 있다. 원내에서도 정세균 대표의 지도노선에 반기를 든 목소리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연대라는 단체도 생겨나 정세균 지도부에 분명한 각을 세우고 있다. 내년도 국가예산안을 놓고 한나라당과 줄다리기를 하다가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했다고 정세균 지도부가 해명해도 이에대해 비토하는 원내세력의 목소리가 매우 크다. 당내 사정도 그렇고 당외에서도 정세균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세균 대표를 재심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고 또 다른 곳에서는 조기전당대회를 열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성급한 주문도 있다. 여기에 지난 총선을 전후해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 중에서는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물밑에서 옛동지들을 규합하는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11일 오전, 민주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원 모임에 연사로 참여한 어떤 분이 민주당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전통적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식었고,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것은 ‘노무현에 대한 민주당의 배신이미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민주당이 노무현을 배신했기 때문에 민주당을 전통적으로 지지했던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갖지 않는다는 논리다. 민주당 산하 정책연구원이 미련한 강연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온 이후 이에 대한 반론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날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의 생각도 똑 같은 것인지 궁금하지만 30년 넘게 민주당을 지지해온 골수 민주당 지지자로서는 정말 이해하기가 힘들다. 민주당이 노무현 전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말 자체가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줄곧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배신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98년 김대중 대통령을 민주당 이름으로 만들었고,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것이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소속당인 민주당을 깨고 열린당을 만들어 버린 것이 오늘날의 비극의 잉태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필자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 아직도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소수의 노사모들이 민주당에 애정을 갖지 않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가 확실하게 되는데 '민주당이 노무현을 배신했다'는 말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을 깨는데 동참하고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건 분들의 머리 속에 아직도 열린우리당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어서 민주당이란 당명에 대해 애정이 없다는 뜻이라면 이해를 못할 것도 없지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한 적이 없고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분들이 단체로 민주당을 배신한 역사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초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특검으로 몰아부쳐 대북정책에 깊게 관여한 임동원 장관 박지원 장관이 줄줄이 사법처리된 역사도 노무현이 김대중을 배신한 것이리라. 민주당도, 김대중도 노무현을 배신한 적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그 반대인 셈이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외면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그에 대한 처방이 필요할 것 같아.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는 상처 뿐인 민주당의 과거사를 정리해 보는 것이다. 국민들이 지금의 민주당을 문 닫아버린 옛날의 4년짜리 열린우리당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관심을 안갖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현재의 민주당에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열린우리당 냄새를 지우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박두성 / 뉴민주닷컴 회장> <저작권자 ⓒ 뉴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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