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 불편 박상천, DJ와 대립각 세우나

29일 DJ와 양자 회동 “‘대통합 어렵다’ 분명히 할 것”

박지영 | 기사입력 2007/05/28 [15:17]

심기 불편 박상천, DJ와 대립각 세우나

29일 DJ와 양자 회동 “‘대통합 어렵다’ 분명히 할 것”

박지영 | 입력 : 2007/05/28 [15:17]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정치개입 발언이 우회적으로 ‘범여권 대통합’을 반대하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표는 여전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내일(29일)로 예정된 양측의 회동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통합'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지난 26일 DJ는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 독주는 일시적 현상이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사생결단'을 해야 한다”며 사즉생의 자세를 주문했다. 28일 오후로 예정된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와의 면담에서도 ‘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합과정에서 ‘참여정부에 관여했던 인사는 배제하겠다’는 박 대표의 입장은 확고하다. 그는 열린우리당과 통합 할 경우, 결국 ‘열린당의 2중대’로 비춰질 수 있고, 이는 곧 ‘대선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통합과정에서 DJ의 의지에 무작정 따라가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조순형 의원까지 “(민주당은)김 전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독립해서 올바르게 나가야 한다”며 가세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도 “해도 너무 한다”며 ‘반(反) DJ’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 호남에 내려가 보니, DJ의 욕을 안 하는 사람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일단 박 대표는 정치권에서 DJ의 발언을 확대해석 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일단 할 말은 하겠다는 분위기다. 그는 28일 오전 중앙당에서 열린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위원회의’에서 "내일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민주당 당론의 구체적 내용과 배경을 말씀드리고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대통합과 어떻게 다른지, 또한 대통합으로는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달 5일 신임인사 차 동교동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열린당과의 통합문제는 대단히 어렵다. 당내에 원외위원장들이 강한 반대를 하고 있고, 분당 때의 앙금이 지금도 남아 있다. 대선을 앞두고 두 당이 합치면 열린당을 계승하는 정당으로 낙인 찍혀서 표가 안 나온다”고 주장한 바 있다.

  
DJ-박상천 전면전, 탄력받는 범여권

  한편 박 대표가 내일 회동자리에서 여전히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사실상 DJ와 선을 긋는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DJ가 범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동교동 사저를 방문할 때마다 ‘대통합’을 주문하는 수위를 높이는 것을 보면, DJ의 공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DJ의 측근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최근 친노 세력과 열린우리당 통합파 등을 두루 만나고 있다. 그는 열린우리당 중진급 의원들과 가진 식사자리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간의 통합 협상에 대해 "박상천 대표는 걱정 말라"며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열린우리당 통합파, 한화갑, 장상 전 민주당 대표, 정균환, 추미애 전 의원 등 민주당 일부 전현역의원 등이 ‘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은 가급적 박 대표를 설득해 같이 가야한다면서도 박 대표가 입장을 선회하지 않을 경우, 박 대표를 배제할 수도 있음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정균환 전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 전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14 직후 열린우리당 대거 탈당 사태와 함께, 범여권 대통합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내 의원들이 통합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면, 정 전 의원은 원외 통합파의 선봉장으로 알려졌다.

  DJ의 ‘사생결단 발언’으로 벌써부터 범여권에서는 통합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문학진 의원 등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20여명은 지난 27일 저녁 모임을 갖고 다음달 14일을 전후해 '대통합신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제3지대’를 만들어 대통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등도 꾸준히 제3지대를 주장해온 만큼, 참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박 대표가 끝내 의지를 꺾지 않을 경우 당 분열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내에서도 ‘DJ 발(發)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박상천-DJ 회동’이 민주당의 진로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지영 기자 /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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